[뉴스토마토 황민규·김진양기자] 삼성SDS가 중국 서부 대개발 계획의 거점으로 꼽히는 산시성 도시화 프로젝트에 진출한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구축한 정·재계 인사들과의 인적 네트워크가 프로젝트 수주의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삼성전자(005930) 서초사옥을 방문한 러우친지엔(婁勤儉) 중국 산시(陝西)성 성장은 이날 삼성전자 핵심 관계자를 비롯해 삼성SDS 등 계열사 임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삼성 측은 양혜택 삼성SDS 중국법인장이 준비한 철도요금자동징수시스템(AFC) 영업자료를 러우 성장에게 제시했다.
산시성은 중국 정부 차원의 각종 공공 프로젝트를 통해 인프라 투자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차세대 산업의 요지로 꼽힌다. 이중에서도 시안은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서부 대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 이 지역에는 삼성전자와 160여개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삼성전자의 산시성 내 정·재계 네트워크를 지렛대 삼아 현지 AFC, 지능형교통시스템(ITS), ICT 인프라 서비스 등에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시성의 경우 총 450여개 중점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배치될 계획이다. 현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산시성 내에 40여개 신규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총 3100억위안(한화 36조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SDS의 산시성 정책사업 진출 신호탄이 될 AFC 시장도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단 전해진 바에 따르면 200~300억 정도로 비교적 소규모로 출발하지만 향후 시장의 크기는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시안의 경우 오는 9월말 지하철 1호선 운영을 시작으로 조만간 2호선 건설이 마무리되고 착공 또한 6호선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산시성에서만 무려 31 개에 이르는 교통 개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산시성 내 지하철 건설, 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만 총 660억위안(한화 12조원)이 투자될 계획이며, 이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인근 도로 건설 계획 등을 포괄한다.
결과는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는 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국내 업체들이 진출하기 매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삼성SDS는 이전에도 LG CNS, SK C&C 등 IT서비스 국내 선두주자들과 함께 서부지역 공공 조달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코트라(KOTRA) 중국사업단 관계자는 "국책 기간사업에 많은 한국 기업들이 입찰한 바 있지만 실제 수주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며 "해외 기업의 참여 제한은 없지만 통상 유력한 로컬 기업들이 주로 낙찰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잦은 중국 방문 등을 통해 중국과 '거리 좁히기'에 힘써왔다는 점은 삼성SDS의 수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최근 중국 언론 '시나(新浪)'는 '이재용 신임이사, 향후 금융 등 다방면으로 中 시장 개발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향후 중국에 투자자로서 막중한 임무를 맡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논의된 삼성SDS의 AFC 사업은 생각보다 매출 규모가 높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양측의 사업 논의가 좀 더 다각적인 차원에서 진행된 가운데 그 일부로 AFC에 대한 설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SDS 관계자는 "진출이 결정된 바 없다"며 “지난해 연계 매출 6조1000억원 중 35%가 해외 수주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만 말했다.
◇지난 2008년 삼성SDS가 중국 베이징 10호선에 구축한 AFC 내 자동개집표기(AGM).(사진제공=삼성SD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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