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올 들어 우리 증시는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대체적으로 증권사들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 하단을 1900선 전후로, 상단을 2200선 전후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출구전략, 엔화 약세, 기업 실적 둔화 등 여러 악재들이 증시를 괴롭혔지만, 동시에 밸류에이션 매력, 경기회복 등 호재가 공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수 자체의 움직임 보다는 업종과 종목별 선별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업종별 하반기 흐름을 전망하는 기획을 준비했다.(편집자주)
연초 이후 고공행진하던 음식료·유통업종은 지난달부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하반기 음식료·유통업종에 대한 투자는 일단 눈높이를 낮추고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료주는 이미 많이 올랐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다. 유통주의 경우 그나마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나을 전망이다.
◇음식료주, '너무 올랐다'..종목별 접근 유효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업종지수는 27일 종가를 기준으로 연초(1월2일) 대비 5.72% 하락했다. 지난 4월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상승분을 거의 반납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67% 내렸다.
급등에 따른 조정은 5월부터 시작됐다. 역사적 고점을 지속적으로 고쳐 쓴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주요 음식료 업체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일도 주가 부진을 이끌었다. CJ그룹의 비자금 수사도 음식료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일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음식료주에 대한 투자 매력은 높지 않다. 곡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과도한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하반기 음식료업종의 주가 흐름은 상반기 대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종 전반에 걸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음식료주의 경우 종목별 접근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해외 실적 등 다른 업체 대비 차별화가 가능한 종목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 진출과 같이 자체적 성장 동력을 확보한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종목별 주가 차별화 현상도 점차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주, 소비 경기 개선 기대..상반기보다 낫다
상반기 유통업종의 경우 백화점주와 홈쇼핑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경기 불황 탓에 저가·합리형 유통채널이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느린 속도지만 소비 심리는 상반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내구재 소비도 늘고 있는 추세다. 고용률도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백화점주도 자구 노력을 강화하면서 크지는 않지만 점차 실적 모멘텀을 찾게 될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구재 소비 회복과 상향 구매를 가정할 때 하반기에는 백화점, 의류업체의 실적 모멘텀을 논할 수 있겠다"며 "백화점 3사의 경우 최악의 시기를 경험하면서 광고판촉비 등 판관비 절감에 전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와 아울렛 성장에 힘입어 롯데쇼핑이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CJ오쇼핑의 경우 고마진 상품 확대가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이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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