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적립식 펀드 성공적으로 투자하기
2013-07-01 09:14:46 2013-07-01 09:18:01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투자에 왕도가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성공한 투자자들의 수만큼이나 성공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나올 것이고, 그 방법만 따라하면 무조건 성공해야겠죠. 하지만 성공한 투자자가 썼던 방법을 따라 한다고 해서 똑같이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가지고 투자하지만, 정반대의 투자 원칙을 가진 투자자가 동시에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걸 보면 투자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백전백승할 수 있는 투자비법이 없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서 투자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보기도 하고, 기술적인 분석도 해보고, 거시경제도 생각해보면서 투자합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분석이 엇나갈 때도 있습니다. 기업 가치를 분석해 투자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주가에 바로 반영하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5년, 10년이 걸리거나 심지어 마이너스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도 정확히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단 거죠.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투자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따라서 적립식 투자로 꾸준히 돈을 쌓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는데요. 적립식 투자의 대표주자인 적립식 펀드를 활용하면 시장 예측을 이기는 투자를 할 수 있고, 예금이자를 넘어서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적립식 펀드를 넣는 방법은 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액적립식은 적금처럼 정해진 날짜에 일정 금액이 자동이체 되는 방식이고요. 자유적립식은 이체 날짜나 금액, 납입횟수가 정해져 있지 않고 가입자가 알아서 넣는 방식입니다.
 
많은 분들이 일정한 날짜에 불입하는 정액적립식을 선택하는데요. 시장 상황에 대한 고민 없이 정해진 날짜에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주가 변동성이 높을 때 추가 매수를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거나, 월급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으면 그냥 소비를 해버리는 분들이라면 정액적립식이 좋습니다.
 
그러면 정액적립식으로 넣을때 월급날로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해 놓으면 좋을까요? 매월마다 언제 돈을 불입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있다면 당장이라도 자동이체 날짜를 바꿔야겠죠.
 
한 펀드평가사의 과거 조사자료를 보면 적립일에 따라 같은 펀드라도 수익률이 최대 4.3%가까이 차이가 났다고 하는데요. 펀드 자동이체일을 20일이나 21일에 이체했을때 수익률이 가장 낮은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보통 직장인의 월급날이 20~25일 사이가 가장 많고, 그 때 적립식 펀드의 자금이 많이 몰리기 때문인데요. 펀드자금 유입이 많을때에는 주가가 오르는 '월말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주식 평균매입단가가 높아지게 되는거죠.
 
그래서 보통 기준가가 낮을때인 월초쯤을 이체일로 정하면 주식 평균매입단가를 낮출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이와는 다른 결과도 있었습니다. 또다른 펀드평가사가 각각 매월 5일과 25일에 자동이체한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했더니, 25일이 더 좋았는데요. 여기서는 '월말효과'가 주가를 끌어올려서 수익률을 개선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니 혼란스럽기만 하네요. 하지만 두 펀드평가사의 결론은 같았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자동이체일에 따라서 수익률이 달라질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코스트애버리지 효과로 적립식펀드의 수익률 편차는 줄어든다는 것이죠.
 
보통 적립식 펀드는 최소 3년, 길게는 10년까지 바라보면서 가입하는 상품이니, 자동이체 날짜를 고민하는 일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꾸준히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습관을 유지하는게 좋죠.
 
그런데 정액적립식보다 자유적립식으로 넣어서 좀 더 수익률에 욕심을 내고 싶은 분들이 분명 있을겁니다. 자유적립식은 가격이 쌀 때 더 많이 투자하고 비쌀 때는 투자 금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장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주가를 예측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요즘은 투자자 대신 펀드상품이 똑똑해지길 자처했습니다. 분할매수식 펀드라는 것이 3~4년전부터 생겨났는데요. 분할매수펀드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분할매수를 실시하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게 되면 주식비중을 낮춰 이익을 실현하는 진화된 적립식 펀드입니다.
 
예컨대 ‘우리 Smart Investor 분할매수 펀드’는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분할매수를 실시하고, 펀드에서 5% 수익이 달성될 때마다 주식 비중을 20% 수준으로 낮추며 이익을 실현한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수익률 5%를 달성해 주식비중을 축소한 후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을 계속해 이후 지수가 하락하는 구간에 대비하고, 주식형 ETF는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에 절세효과까지 준다고 하고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지난 1년간의 수익률을 보니, 국내 주식형 펀드가 1%의 수익도 내지 못하는 동안 이 펀드는 5%가까운 수익을 냈습니다.
 
물론 분할매수펀드도 상승장에서는 거치식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일반 펀드보다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습니다. 분할매수펀드마다 각각 다른전략을 가지고 있으니, 전략과 함께 과거의 성과도 살펴보시면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적립식 펀드는 신입사원, 샐러리맨, 고액자산가 할 것 없이 선호하는 투자 방법입니다. 사실 이것저것 돈 나갈 일이 많다 보니 큰 돈이 모일 틈이 없죠. 그러니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아끼고 저축해서 목돈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는데요.
 
요즘은 금리는 낮아지고 물가는 오르니 단순히 아끼고 저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저축보다는 적립식 투자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적립식 펀드 투자는 단순히 거치식 투자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저금리 고물가 시대에 적금에 대한 대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적립식 투자는 금전적으로뿐만 아니라 심적으로도 우리에게 이로운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고하는 적립식 펀드 투자로 불안한 시장에서 내 돈과 마음을 모두 다스려보세요.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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