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가기록원이 보유하고 있는 10.4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문 및 부속자료 요구안이 2일 국회를 통과했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3일 정부에 요구안을 송부했다. 정부는 열흘 안에 국회로 대화록 원문과 부속자료 일체를 송부하게 된다.
여야 모두 공개된 대화록이 국정원이 공개한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고 있다. 결국 쟁점은 결국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사전회의 등에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NLL 포기' 발언이나, 그런 뉘앙스의 발언을 했는지 여부다.
국정원의 탈법적인 대화록 공개 뒤에도 새누리당은 "포기라는 직접적인 단어는 없지만 초등학생이 봐도 NLL 포기를 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시민사회는 "그런 발언이 전혀 없었다"며 "새누리당이야말로 국어를 다시 배우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제공=노무현재단)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주장은 역풍을 맞고 있다. 대화록 공개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NLL 포기 아니다'는 의견이 '포기'라는 의견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일관되게 "NLL 포기 발언이 맞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노 대통령의 "NLL은 바꿔야 한다"는 발언이다.
새누리당은 이 발언에 대해 "사실상의 NLL 포기"라고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대화록 바로 다음 부분을 보면 그 의미가 자세히 나온다. 노 대통령은 그 의미를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 평화 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에게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제안한다.
대화록에서 노 대통령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얘기하며 어디에도 NLL을 포기한다는 얘기는 없다. 오히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공약했던 '서해공동어로구역'과 대동소이함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NLL에 대한 의지는 주변 참모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0.4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을 수행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일 '10.4 남북정상회담' 관련 긴급좌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서해평화협력지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NLL을 손댈 수도 없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법률 문제도, 국제법상 문제도, 우리나라 규정에 있는 것도 아니지만 국민들 마음 속에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손댈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박선원 전 청와대 외교통일안보전략비서관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8월19일 정상회담 준비 전문가회의에서 "NLL을 기본선으로 지킨다는 것을 전제로 해주 직항로만 확보해도 실리가 큰 것"이라며 NLL을 사수 의지를 확실히 밝힌 바 있다.
결국 진실은 정상회담 사전·사후 회의록으로 드러나는 노 대통령의 NLL 발언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주변 참모들의 증언처럼 NLL에 대한 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확인되면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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