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인 개혁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건강보험개혁(오바마케어) 핵심조항의 시행이 연기됐다.
오바마케어를 반대한 재계와 공화당은 즉각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건강보험 개혁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버락 오바마, 사진제공=백악관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오바마 케어의 핵심조항이었던 ‘정규직 5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직원의 건강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고 이를 어길 경우 1인당 2000달러의 벌금을 물린다’는 조항의 시행을 2014년에서 2015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발레리 자레트 백악관 고문은 “시행시기를 연기한 것은 기업들이 오바마케어의 핵심조항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재계와 공화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 동안 오바마케어 반대론자들은 직원들에게 건강보험 제공을 의무화해야하는 조항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거나 직원을 줄일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닐 트라우트웨인 전미소매업협회(NRF) 부회장은 “우리들은 이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이번 조치로 소매업체나 레스토랑 등은 숨통이 틔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이미 많은 미국인들은 인지하고 있지만 백악관도 오바마케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법안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오바마케어를 지지하는 편에서는 이번 유예조치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 사업체의 수가 많지 않다며 오히려 건강보험 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무부가 기업과 달리 개인의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은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신은 "건강보험개혁의 핵심조항을 연기한 것은 예상밖의 일"이라며 "오바마 정치철학의 상당한 후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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