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CJ제일제당의 캔 막걸리 '오이시이'. (사진제공=CJ제일제당)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CJ제일제당(097950)이 일본 막걸리 시장에서 일부 철수했다. 대대적 진출 선언 2년 만에 맛본 실패다.
11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초 일본 현지 마트 공급용 막걸리 시장에서 손을 뗐다. 지난 2011년 6월 일본 삿뽀로 맥주사와 일본 전국 유통망에 대한 막걸리 판매 위탁계약을 체결한 지 2년 만이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삿뽀로 맥주'의 B2B 전국 주류 영업망을 통해 일본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이자카야, 음식점 경로를 공략하면서 영업영역과 규모를 키운 뒤 B2C 영역까지 제품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우리 막걸리의 '글로벌'시장 진출 의지를 실체화한 성과"라고 자평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내 막걸리 시장 축소와 판매부진이 겹치자 B2C 시장인 마트에서 철수, 당시의 자평이 무색하게 됐다.
현재 일본 내 마트에는 CJ제일제당의 캔 막걸리 브랜드 '오이시이'의 판매 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일본 현지 관계자는 "일본 내 막걸리 시장 축소와 '오이시이' 인기 하락에 따라 마트 바이어들이 롯데와 진로의 막걸리만을 진열하는 정책을 펼쳐 결국 일본 마트에서 퇴출당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현지 파트너의 마트 분야 사업 철수 의지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며 B2B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란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B2C용 제품인 캔 막걸리 '오이시이'의 경우, 최초 진출 시 일본 내 제휴사인 사포로 측에서 일본 내 막걸리 시장의 침체 등을 이유로 판매 종료를 결정했으며, CJ제일제당 측에 제휴 종료에 대한 위약금을 지불하고 판매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B2B용 제품인 '본가 막걸리'(PET 및 병 형태)의 경우 규모는 작지만 현재도 꾸준히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급 주류 제품으로 포지셔닝해 고급 레스토랑 및 이자카야 등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류 업계는 일본 내 막걸리 붐과 한류 붐이 주춤하면서 현지 진출 기업 중 상위 1~2위 업체인 롯데와
하이트진로(000080) 외에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상반기 막걸리의 해외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5% 감소하는 등 해외에서 막걸리의 인기는 하락세다.
특히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시장은 톡 쏘는 맛의 캔 막걸리가 인기몰이를 했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수요가 늘지 않는데다, 엔저로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지면서 바닥이 안 보이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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