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 초선의원 18인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에 이어 최근 국정원·국방부의 잇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은 NLL이 맞다'는 발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홍근·유은혜·은수미 의원은 12일 초선의원 18인 대표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국정원장 등 민주주의와 국가의 명예, 그리고 진실을 부정한 사람들이 그 잘못을 처벌받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해야 하고, 국민들 앞에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홍근·유은혜·은수미(왼쪽부터) 민주당 의원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사진=김현우 기자)
이들은 "박 대통령은 신하가 저지른 일, 신하들이 주워 담으라 하고, 그의 신하들은 충실하게 머리를 조아린다. 대통령 본인은 마치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라며 "군부와 정보기관의 힘에 기대 종신대통령을 꿈꿨던 유신시대가 떠오르고, 신하들의 일은 신하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전제군주의 모습이 연상된다. 정녕 유신독재의 망령이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맹비난했다.
또 "조직의 명예를 위해 국가기밀을 조작하고 누설한 국정원의 만행도 모자라, 이제 국방부까지 나서 진실을 왜곡하며 군인출신 국정원장을 보호한다. 어렵게 합의한 국정조사는 민주당의 특정 의원을 제척하라는 말도 안 되는 생떼로 무산지경에 이르렀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참담하게 무시됐다"고 성토했다.
이어 "세계적 망신을 자초한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 때는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초유의 '셀프사과'로 국민을 우롱하더니, 이번에는 해임과 처벌의 대상자인 국정원장에게 스스로 개혁하라고 지시하는 '셀프개혁'의 코미디로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의원은 별도 발언을 통해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기관이다.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국정원이 대화록을 공개했다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묻고, 지시했다면 그 책임을 스스로 져야한다"며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 대해 사과하고 명백히 책임을 져야함에도 발을 빼고 있다. 국정원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은수미 의원은 "박 대통령은 국정원에게 사이버총괄수사권을 주고 스스로 개혁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며 "도둑질하는 사람한테 아예 칼을 쥐어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원 개혁을 제대로 할 것인지,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국정원이 선거 시기에 무슨 짓을 했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박 대통령은 답해달라"며 "박 대통령이 무한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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