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53·사진)의 외아들 선호(23)씨가 CJ㈜에 정식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호씨의 CJ정식 입사와 본격 경영수업은 이 회장 구속 이후 혼란에 빠진 CJ그룹의 3세 경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CJ(001040) 이 회장의 외아들인 선호씨가 CJ㈜에 지난달 24일 일반사원으로 정식 입사해 최근 신설된 미래전략실로 발령을 받았으며 지난 12~13일에는 미래전략실 구성원들과 함께 워크숍에 참석하고 본격 업무에 돌입했다.
CJ관계자는 "선호씨가 정식 입사 해 미래전략실로 첫 발령이 났지만 앞으로 순환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J는 고졸 사원에게는 G(Grade)1, 대졸 평사원은 G3, 대리는 G4, 과장은 G5, 차장급 부장은 G6, 부장은 G7, 임원급은 E(Eexecutive)로 내부 인사 직급을 구분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선호씨는 현재 G3 단계로 대졸 평사원 입사 직급을 받은 셈이다.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손자로 올해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선호씨는 대학 재학중이던 지난해 여름 CJ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에 인턴사원로 입사해 한달간 각 사업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힌 바 있다.
당시 CJ측에서는 대기업 3세 경영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차단하기 위해 선호씨의 나이와 학교 졸업여부, 군복무 문제 등을 거론하며 '단순 직무 체험'임을 강조했었다.
그러나 이 회장 구속 수감으로 CJ그룹이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지자 선호씨의 경영 수업을 서둘러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5인의 경영위원회가 추진해 나갈 그룹내 경영 전략과 역량을 바로 옆에서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선호씨의 경영수업은 그룹의 위기 이후를 대비하기 보다는 현재의 위기사항을 극복하는 그룹 고위층들의 능력을 옆에서 실무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J미래전략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전략수립과 연구기능이 섞인 성격의 조직이다.
이관훈 CJ 대표이사 직속 부서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영입한 박성훈(41·부사장)씨가 맡고 있다.
경영방침에 따라 세부전략을 수립하고, 계열사에 전략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미래 오너의 경영능력을 키우기 적합한 곳이다.
또한 이 회장의 어머니로 그룹 내 영향력이 큰 손복남 여사의 친동생이자 이 회장의 경영스승으로 알려진 손경식 회장을 중심으로 한 5인 그룹경영위원회의 업무 조율 능력과 이를 서포터 하는 경영총괄직(허민회 CJ푸드필 대표 겸직) 등의 업무도 익힐 수 있다.
CJ측 관계자는 "손경식 회장-이관훈 대표-허민회 대표로 이어지는 그룹 최고 경영 전문가들의 실무 능력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선호씨에게는 큰 수업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고려한 조치지만 실제 경영 전반에 나서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선호씨는 현재 지주회사인 CJ㈜ 지분은 전무하지만 2006년부터 CJ 계열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기 시작해 C&I레저 37.89%, CJ 파워캐스트 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추후 어떤 형태로든 지분을 단계적으로 넘겨받으며 경영지배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장녀인 경후(28)씨도 컬럼비아대를 졸업한지 4년만인 지난해 CJ에듀케이션즈에 대리로 입사해 현재 과장(G5) 근무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