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설치 근거가 법규상에서도 완전히 사라지고 이를 대체할 특별수사4부가 올 하반기 중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다.
대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추진상황 및 이행계획'을 17일 발표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지난 4월4일 취임한 이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강화 ▲인품과 실력을 갖춘 검찰 ▲인권을 지키고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한 검찰 ▲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검찰 등 4대 과제를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검찰개혁을 진행해왔다.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강화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중립성·공정성 강화의 첫 과제로 대검은 '검찰청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현재 남아있는 중수부설치 조항을 하반기 중 삭제하기로 했다.
대검은 지난 4월23일 중수부 현판을 강하하고 중수부의 직접수사 기능을 완전히 폐지했으나 '검찰청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는 설치 근거가 형식적으로나마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규정을 개정해 설치근거를 삭제하게 되면 대검 중수부는 법규상으로도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대검은 대신 중수부 폐지 공백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4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특수4부는 그동안 중수부가 담당해 온 대형 경제사범 사건이나 권력형 비리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다.
대검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가 주요 사건을 독점 처리하면서 과거 중수부의 과오를 답습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건의 특성이나 규모에 따라 '맞춤형 T/F'를 설립해 집중적인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원전비리 사건 발생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원전비리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지난 5월부터 운용 중이다.
대검은 또 같은 맥락에서 일선 지검별로 특화된 중점검찰청전담부서를 설치해 전문성과 수사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 전담부서를 설치하기로 확정하고 관련법 개정 등을 추진 중이며, 대전지검에는 특허·지식재산권 전담부서를 설치하기로 했다.
대검은 앞서 지난 5월1일 서울서부지검을 식품안전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천·부산지검을 외사·관세 분야 중점검찰청으로 지정하는 등 중저검찰청전담부서 설치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관련 법규 마련을 올 하반기쯤 완료해 연내에 모두 정착시킬 방침이다.
대검은 이와 함께 일선청에서 권력형 비리 등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는 수사를 진행할 경우 이를 지휘·감독하고 지원하는 '반부패부'를 올 하반기 중 대검에 설치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법규상 근거로 '검찰청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현재 관련부처와 협의 중이다.
대검은 또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강화의 일환으로 일선청의 자율과 책임을 최대한 강화했으며 이에 따라 20년간 계속 되어 온 서울중앙지검의 검찰총장 독대보고를 지난 4월 폐지하고 일선청 수사검사들에 대한 통일된 인사검증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검은 아울러 지난 4월 검사장급 인사시 대구·부산지검 1차장검사, 대전·광주지검 차장검사 등 검사장급 보직 4석을 축소했으며, 평검사와 고검검사급 정기인사에서 법무부 파견 검사를 4명,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16명 감축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찰청 간부들이 17일 대검 15층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 추진상황 및 이행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기철기자)
◇인품과 실력을 갖춘 검찰
지난해 말 사상초유의 검란(檢亂)을 거친 검찰이 개혁 과제 중에서도 상당한 공을 들인 부분이 '검찰의 비리 및 불합리한 문화' 척결이다.
대검은 우선 검사 적격심사시 비위전력이 있는 검사에 대해서는 위원회에 감찰자료를 적극 제공하고, 적격심사 기간을 현행 7년보다 단기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신임 검사에 대해서는 임용후 2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조기 종합 적격심사를 받게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내년부터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수료 직후의 법조인 뿐만 아니라 변호사로 활동해 온 법조인들 중에서도 검사를 선발하는 등 임용대상을 다원화하고 신임검사에 대해서는 경력검사가 밀착 지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일선 형사부들이 대규모로 개편됨에 따라 업무효율성을 위해 형사부를 팀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혁안에 따르면 팀은 경험이 풍부한 팀장급 검사와 경력이 짧은 검사 2명, 수사관 3~4명, 실무관 2명으로 구성된다.
대검은 7월1일부터 서울중앙지검 등 6개청에 29기 부부장 또는 경력 10년 이상 검사를 팀장으로, 경력이 5년이 되지 않은 검사 2명을 팀원으로 하는 팀제를 시범실시 중이며, 올해 11월 중순까지 시범 운영한 뒤 종합평가를 거쳐 확대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내부 비리자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중요 개혁 추진 사항이다. 대검은 최근 연이은 검사 비리와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통해 실추된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감찰과 비리 검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우선 공인회계사나 공기업, 민간기업의 감찰·감사업무 경력자 등 다양한 외부 전문가들을 대검 감찰본부에 '특별조사관'으로 임용해 감찰 업무에 투입하기로하는 한편, 비리 검사의 변호사 개업 제한을 강화했다.
특히 검사가 비위행위로 면직처분을 받아 퇴직한 경우 그로부터 2년간은 변호사 결격사유에 해당하도록 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법무부에 건의 했으며, 법무부는 오는 9월 중 변호사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이같은 내용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또 검사가 비위로 얻은 불법수익을 박탈하기 위해 검사징계법 개정을 추진, '징계부가금'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비위 검사의 징계청구시 비위로 취득한 불법수익금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징계부과금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지난 6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징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오는 9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사의 비위 감찰과 수사를 전담할 '특별감찰과'를 대검 감찰본부에 신설하고, 비위정보를 상시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는 '감찰기획관' 신설을 추진 중이며 연내에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인권을 지키고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한 검찰
인권침해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그동안 검찰에게 집중된 공통적인 비판이었다.
대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검찰시민위원회 운영지침'을 개정해 전국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검사 등 직무상 중요범죄를 심사할 고검시민위원회의 설치와 심의대상 사건을 확대하고 심사위원 등의 위촉과정을 투명화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17일 서울고검 검찰시민위원회(위원장 이기수)가 본격 출범해 활동에 들어갔으며, 전문가자문단과 시민모니터링단이 지난달 설치가 완료돼 활동 중이다.
대검은 또 그동안 비공개였던 '인권보호 수사준칙'과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을 공개하기로 결정하고 대검 홈페이지 등을 통해 7월 중 국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수사기록 공개범위를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사건기록 열람등사 관련 규정을 10월 중 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검은 신설될 대검 특별수사 지휘부서 내에 '특별수사 장기미제심사관'을 하반기 중 설치해 미제사건 피해자들의 권익을 적극 보호할 방침이다.
또 최근 '청부살인 사모님' 사건으로 부당한 형집행정지 등이 크게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으로, 형집행정지심의위원회를 의무적으로 개최하고 두명 이상의 의료인이 참여하도록 한층 강화된 '자유형 집행정지 업무처리지침' 시행할 예정이며, 관련 업무매뉴얼을 8월 중 작성해 전파할 계획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검찰
대검은 '형사사법절차에서의 피해자 권리보호 강화'를 위해 형 집행상황을 피해자에게 통지하는 시스템을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이며 피해배상을 위한 '범죄인재산 긴급보전제도' 추진계획 수립을 같은 때에 완료했다.
이에 더해 피해자에게 수사상황을 검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내달 중 마련할 예정이며, '범죄인재산 긴급보전제도'에 대한 입법을 올해 11월 중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대검은 또 '국민편익 향상을 위한 민원업무 개선' 방안으로 지난달부터 전국 어느 검찰청에서나 사건기록을 열람하거나 등사가 가능하도록 업무를 개선했으며, 오는 10월까지 민원 수수료를 신용카드나 계좌 이체 등의 방법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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