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에 거래소까지 코넥스 살리기..기관·VC는 '글쎄'
2013-07-18 15:06:53 2013-07-18 15:09:54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박근혜 정부의 모토인 창조경제의 상징이 된 코넥스(KONEX)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홍원 국무총리에 이어 한국거래소도 나섰지만, 기관투자자, 벤처캐피탈(VC)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진=한국거래소)
 
코넥스 상장사가 아니라도 투자할 기업들은 얼마든지 있는데다 세제 혜택 등 투자를 유인할 당근책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코넥스시장 상장법인 합동 기업설명회'가 열렸다. 한국거래소와 한국IR협의회가 공동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코넥스 상장 1호기업인 21개 기업들은 애널리스트, 기관투자자, VC, 엔젤투자자 등 코넥스시장 참가자들에게 자사 알리기에 분주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는 "코넥스시장 개설을 통해 자금 조달,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가운데 상장되지 않은 경쟁사와도 차별화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여러 조짐을 볼 때 코넥스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역시 코넥스시장의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넥스시장은 자본시장을 통해 초기 중소기업의 자본 조달을 지원하면서 창조 경제의 생태계 조성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본부장은 "코넥스 상장사는 오늘 IR 행사를 통해 기업 관계자는 접촉하지 못한 다양한 투자자를 한자리에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적 투자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다"며 "기관,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자 등 시장 참여가 가능한 투자자도 코넥스 상장 법인에 대한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무총리에 이어 거래소까지 코넥스시장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지만, 기관투자자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정부 정책과 사회적 관점에 비춰보면 코넥스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해당 시장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데다 굳이 코넥스 상장사가 아니라도 투자할 기업들은 얼마든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넥스시장에 대해 몰라 어떠한 시장이고 어떤 기업이 상장됐는지 살펴보러 온 것"이라며 "거의 모든 운용사들이 코넥스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예전에 벤처붐이 일던 시절에 벤처기업에 투자했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코넥스시장에 진입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해당 시장이 기관의 성격과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장려하는 시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따라 들어갈 수는 없다"며 "코넥스 상장사 외에도 유망한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나 주식 담보로 발행하는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등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덧붙였다.
 
코넥스 상장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VC업계 역시 현재 코넥스시장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코넥스시장이 VC업계에 좋은 시장인 것은 분명하지만, 우선주 상장, 상장주식 취득제한, 세제혜택 등 보안할 점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
 
한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VC들의 투자는 보통주보다는 우선주"라며 "지금 코넥스에선 보통주만 상장되는데 VC 상당수가 우선주에 투자하는 만큼 우선주 상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래소 방침은 유가증권이나 코스닥시장에서도 우선주 상장을 없애려고 하지만, 코넥스시장에서는 우선주를 상장해 거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현재 VC는 상장사 전체 지분의 20%만 주식을 살 수 있다"며 "코넥스시장에서는 VC가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VC가 투자한 기업이 상장하고 난 뒤 2년 이내에 신규 투자하는 부분에 대한 양도차익과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도 면제해줘야 한다"며 "코넥스시장의 활성화의 키포인트 중 하나가 세제 이슈인 만큼 코넥스시장에 맞는 당근을 더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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