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5분 이승기의 슛이 수비수를 맞고 밖으로 나갔다. 이승기가 자신의 슈팅이 빗나가자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JTBC 중계 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홍 신임 감독에게도 골은 꽤 어려운 과제였고 끝내 기다렸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첫 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다. 경기 내용은 분명히 나아진 모습을 보였고 다소 아쉬운 점이 약간 있을 뿐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호주전에서 0-0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홍 감독 A매치 데뷔전으로 치러진 이번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시종일관 경기를 이끌었지만 골문을 여는데는 실패했다. 이로서 홍 감독은 24일 중국과 치를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다시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이날 한국은 4-2-3-1 배치로 경기를 치렀다. 김동섭(성남)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이승기(전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좌우 날개에는 윤일록-고요한(이상 서울)을, 중앙 미드필더로는 '캡틴' 하대성(서울)-이명주(포항)를 나란히 세웠다. 포백 수비로는 김진수(니가타), 김영권(광저우), 홍정호(제주), 김창수(가시와)를 배치했고, 골키퍼는 정성룡(수원)이 맡았다.
이날 선수들은 새로운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강한 압박을 상대 진영에서도 꾸준히 선보였으며, '원 팀(One Team)'을 강조한 홍 감독의 철학에 맞게 한 박자 재빠른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주는 모습도 자주 엿보였다. 선수들 다수가 의욕적으로 경기를 펼치면서도 무리한 득점 시도로 경기흐름을 뺏기는 교각살우의 경우는 없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원톱 김동섭, 2선 윤일록-이승기-고요한이 수시로 자리를 옮기며 호주를 몰아붙여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이날 호주전이 A매치 데뷔전인 풀백 김진수와 미드필더 윤일록는 왼쪽 측면을 효과적으로 장악해 상대 수비수들을 연신 괴롭혔다.
그렇지만 한국 대표팀에 찾아온 기회는 연이어서 살짝 빗겨갔다.
전반 10분 한국은 페널티 박스 왼편에서 윤일록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호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5분 후에는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이승기가 수비와 경합하다 윤일록에 패스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엮었지만 윤일록의 오른발 슛은 호주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29분 중앙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영권이 직접 슈팅으로 호주 골문을 노렸지만 호주 골키퍼가 막았고, 전반 40분에는 김진수가 프리킥 상황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서 호주 골문을 위협했지만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전반 42분에는 윤일록의 슛이 골키퍼 정면에 향했다.
후반 들어 호주의 공격도 다소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9분 다리오 비도시치는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한국은 전반에 슈팅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우위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이러한 모습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23분 고요한이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시도한 슈팅은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고, 후반 25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고요한을 통해 받은 이승기의 슛은 호주 수비수를 맞고 밖으로 나갔으며, 후반 27분 염기훈의 코너킥을 받은 김동섭의 헤딩 슈팅도 골대를 외면한 것이다.
한국은 후반 35분 경기 10여 분을 남기고 196㎝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을 투입하며 '한 골'을 목표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김신욱의 투입은 제공권 싸움에서 이겨 득점을 성공하려는 홍 감독의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한국은 계속해서 호주를 압박하며 경기를 이어갔지만 결국 경기종료 시점까지 아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호주도 기회를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결국 호주와의 1차전 맞대결은 0-0의 무승부로 아쉽게 골 사냥에 실패한 채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홍 감독은 "찬스를 살리지 못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대표팀 감독 첫 경기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24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인 중국을 상대로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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