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도요타자동차, 소니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지난 분기 실적이 이번 주 공개된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의 효과로 이들 기업의 경영 성적이 대폭 개선됐을 것으로 점쳤다.
◇지난 1년간 달러·엔 환율 추이(자료=마켓워치)
2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주 1분기(4~6월) 실적 공개를 앞둔 기업들의 이번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4월) 영업 이익이 5%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수출 비중이 큰 기업의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75%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돼 엔화 가치 하락의 영향이 컸음을 시사했고, 내수 의존형 기업 역시 순익이 33% 증가했을 것으로 점쳐졌다.
이 기간 엔화 가치는 달러대비 5% 절하됐다. 지난 1년 동안에는 20% 가량 떨어졌다.
작년 1분기 달러 당 80엔선에서 거래됐던 엔화가 올해에는 달러당 99엔대에 머무른 것이다.
크레딧스위스는 엔화 약세가 계속돼 내년 같은 기간에는 달러당 120엔까지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카마츠 이치로 베이뷰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아베 총리가 제대로된 실탄을 공개했다"며 "기업들은 엔저에 기대 매우 긍정적인 실적을 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키 마사미츠 스탯츠투자운용 펀드매니저도 "엔화 약세의 혜택을 얻는 분야가 많을 것"이라며 "1분기 양호한 실적을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도요타·혼다 등 연간 순익 70% 이상 급증 전망
산업별로는 자동차 업종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졌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2일 공개되는 도요타의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43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순익 전망 역시 전년도보다 72% 급증한 1조66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견됐다. 지난 5월 도요타가 제시한 1조3700억엔보다도 많은 수치다.
엔화가 달러 당 1엔 절하될 수때마다 도요타의 영업이익이 400엔 가량 늘어나는 것을 감한하면 도요타의 실적 개선 여지는 여전히 매우 큰 상태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대표이사는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이제 막 안정적인 성장을 시작했다"며 "엔화 강세가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 중 하나인 혼다자동차 역시 연간 순익이 71% 증가한 627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25일 연간 순익이 420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닛산의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820억엔을 기록했다.
◇전자업종, 상대적 경쟁력 저하에 엔低 영향 '제한적'
반면 전자업종의 순익 증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졌다.
키쿠치 마코토 묘조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엔저가 소비자 가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것이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표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소니의 연간 순익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550억엔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스테이션4 등 일부 주력 제품에 대해 엔고 영향을 상쇄시키고자 달러로 지불 계약을 맺었던 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선전에 밀려 상대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역시 부정적인 이슈다.
마틴 슐츠 후지쯔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전자제품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은 경쟁 기업의 약진에 고전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이들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가정용 게임콘솔인 위-유(Wii-U)의 초기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했던 닌텐도가 550엔에 이르는 연간 순익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파나소닉은 620억엔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점쳐졌다. 닌텐도와 파나소닉의 지난 분기 실적은 모두 오는 31일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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