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현재의 양적완화(QE)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매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사진제공=유투브
아울러 인플레이션이 2.5%를 넘지 않는 한 실업률이 6.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정책 역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준은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경기판단이 소폭 하향 조정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 활동은 '점진적인 속도(modest)'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앞서 6월 FOMC회의 성명에서 언급한 완만하게(moderate)에서 하향된 표현이다.
이어 “고용상황은 최근 몇 개월간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장기간 목표인 2%이하에 머물 것이며 이는 경제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조나단 골드버그 TD증권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기판단을 하향 조정했다”며 “비둘기파의 해석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모란 다이와캐피탈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 정책 스탠스에는 변화가 없지만 경기인식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다”며 “큰 변화는 아니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연준, 모기지금리 상승 우려..QE축소 연기할까
연준이 처음으로 모기지금리 상승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주택부문이 강해지고 있지만 모기지금리가 상승하고 있으며 재정정책은 여전히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제이콥스 웰스파고 수석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연준이 금융완화 축소시기와 관련 시간을 벌고 있다”며 “경기인식이 하향 조정됐고 모기지금리 상승을 경계했다는 점에서 향후 자산매입을 지속할 근거를 찾게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기지 금리 상승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만큼 모기지담보증권(MBS)의 매입을 늘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는 의견이다.
마이클모란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주택시장이 모기지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을 견딜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연준은 자산매입을 축소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준이 오는 9월부터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브라이언 킴 RBS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 FOMC 성명에서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시각이 강해졌다는 의견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9월에 양적완화가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크게 바뀔 만한 변수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폴 맨거스 웰스파고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도 “성명에서 크게 새로운 점은 없었고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양호했다”며 “연준이 앞으로 걸어야할 길(자산매입 축소)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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