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실장이 1일 독일에 본사를 둔 한화큐셀의 전략마케팅 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출국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한화큐셀 CSO(전략마케팅실장· Chief Strategy Officer)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달 30일 한화솔라원 등기이사와 기획실장에서 모두 사임했다.
김 실장은 지난 2010년 1월 (주)한화로 입사한 뒤 그해 12월부터 한화솔라원 등기이사로 활동해 왔다. 이듬해인 12월부터 1년8개월 동안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직을 겸임했다.
김 실장은 이날 임명과 동시에 근무지인 독일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부친인 김승연 회장이 대법원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오는 11월7일까지 연장 통보받은 날이기도 하다. 김 회장의 건강상태는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김 실장의 이날 보직 이동은 한화솔라원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라원은 지난 2010년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뒤 2년 연속 2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그룹에 큰 부담을 안겼다. 태양광 사업을 주도했던 김 실장의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의 끈질긴 노력과 모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배경이 되면서 한화솔라원 안착을 앞당겼다. 지난해부터 유럽에 쏠려 있던 판매처를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유럽 외 시장으로 분산시키면서 올 1분기 적자 규모를 1200억원 가량 줄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한화큐셀에서 한화솔라원 재직 시절과 마찬가지로 마케팅 전략 수립의 좌장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우선 독일 현지의 조직 통합작업을 마무리 짓고, 태양광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유럽의 경기 침체가 간단치 않은 만큼 현지시장 공략에도 힘을 쓸 계획이다.
김 실장은 연구개발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전지는 모듈 효율이 1% 상승하면, 설치 비용이 무려 4% 감소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화큐셀은 기존 독일 큐셀의 경쟁력으로 꼽혔던 높은 기술력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려 태양광 업계의 선두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실장의 큐셀행은 한화솔라원이 어느정도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라면서 "유럽 경제 위기와 큐셀 통합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는 한편 태양광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도록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 또한 "한화큐셀에서도 한화솔라원에서 담당했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할 것"이라면서 "특히 한화큐셀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R&D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화그룹 안팎에서는 김 실장이 한화큐셀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그룹의 태양광사업은 현행대로 모두 관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양광을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발굴하고, 지금껏 매진해 온 만큼 업황 개선만 맞물린다면 한화의 든든한 기둥으로도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약의 준비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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