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163'의 페더급 타이틀 매치에 나선 정찬성이 조제 알도에게 패했다. (이미지=중계 방송 캡처)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코리안 좀비'가 위대한 도전에 나섰지만 경기 도중 생긴 어깨 부상으로 아쉽게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한국인 처음으로 UFC 챔피언에 도전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26·코리안좀비 MMA)이 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HSBC아레나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UFC 163'의 메인이벤트 페더(65㎏ 이하)급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조제 알도(27·브라질)와 겨뤘지만 어깨 부상을 당해 패배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 최고의 MMA 대회인 UFC 챔피언 결정전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받고 경기에 나선 챔피언 알도는 MMA전적 22승1패 '무결점 파이터'다. 2005년부터 8년동안 15연승 중이며 챔피언 타이틀도 4차례나 지켜냈다. 게다가 정찬성은 앤서니 페티스의 무릎 부상으로 챔피언 도전권을 얻었다. 그렇기에 경기 전 많은 전문가의 예상은 정찬성의 일방적 열세였다.
다만 UFC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정찬성도 기술은 알도에 뒤지지 않았고 투지도 좋았다. 더군다나 정찬성은 지난 2011년 UFC 문을 두드린 정찬성은 레오나르드 가르시아와 마크 호미닉, 더스틴 포이리에 등을 잇따라 격침시킨 바 있다. 비록 '땜빵'으로서 이날 경기에 오를 자격이 주어졌지만 기량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평가나 원정의 불리함을 알고 있는 듯 그는 많은 준비를 한 것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태클 속임수에 이은 펀치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어 알도의 전광석화같은 잽에도 키와 팔 길이가 긴 이점을 활용해 효과적인 방어를 펼치며 호시탐탐 공격할 만한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알도는 역시 알도였다. 정찬성의 잇따른 공격의 방어에 성공하더니 기습적인 테이크다운 시도로 경기 주도권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였다. 2라운드에서는 묵직하고 날카로운 왼손 잽을 써서 정찬성을 공격했고, 3라운드에서는 정찬성을 넘어뜨려 구석으로 몰아넣고 이 과정에서 정찬성의 체력을 갉아먹음과 동시에 자신은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결국 두 차례 잽이 정찬성의 안면에 꽂히자 정찬성의 양쪽 눈은 '벌겋게' 붓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정찬성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투지가 넘쳤다. 좌우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에 이어 기습적인 플라잉니킥을 통해 알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정찬성의 몸 상태에도 알도가 철장에 바짝 붙어 유리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 숨막히는 공방을 펼친 이유다.
희비가 엇갈린 시점은 4라운드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알도와 편치를 서로 주고받던 도중 불리한 자세에 놓여있던 정찬성은 오른쪽 어깨 쪽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같은 상황을 눈치챈 알도는 계속된 왼발 킥을 날렸고 파운딩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패배를 알리는 심판의 시그널을 확인한 뒤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런 표정을 지을 정도로 정찬성의 부상은 심각한 것처럼 보였다. 결국 정찬성은 이날 경기를 TKO패 당했다.
이번 패배로 정찬성은 종합격투기 전적 13승 4패를 기록했다. 비록 알도에 패해 상승세에 제동은 걸렸지만 챔피언을 상대로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면서 재도전의 여지를 남겨뒀다.
알도는 자신의 안방인 브라질에서 5차방어에 성공하면서 최강자의 높은 위상을 재차 확인했다. 2005년 11월 정글 파이트 5에서 패한 후 8년간 총 16번 연승을 거뒀다. 종합격투기 전적은 23승 1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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