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전자(066570)가 오는 7일(현지시간) 공개하는 'G2' 홍보를 위해 미국의 유명 IT 매체에 돈을 지불하는 대가로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 기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폭로됐다.
미국의 IT 매체인 테크크런치(Tech Crunch)는 5일(현지시각) 'LG전자가 새 휴대폰 출시를 앞두고 기사 지면을 사고 있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LG전자가 돈을 지불하는 대가로 경쟁사 제품들과의 비교, 극한 실험 등을 요구하는 리뷰 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아침 LG전자가 보낸 메일 전문을 공개한 테크크런치 존 빅스 기자는 "그동안 여러 사이트에 리뷰를 써왔지만 이토록 어처구니 없는 뇌물수수 제안은 처음"이라며 "모든 종류의 휴대폰 기사가 이처럼 부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G2에 대한 기사를 쓰려는 이들에게도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에 공개된 메일을 보면, 실제 LG전자의 해외 홍보를 맡고 있는 버슨-마스텔러 코리아 측은 테크크런치에 LG G2의 디스플레이, 배터리, 디자인 등 전반적인 리뷰부터 경쟁사 제품과의 1대1 비교, 휴대폰에 대한 화재실험 등의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크런치가 6일 공개한 LG전자 홍보대행사의 메일 전문.(사진출처=테크크런치)
심지어 버슨-마스텔러 코리아는 메일의 끝부분에 리뷰 기사에 대해 원하는 금액 액수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덧붙이기도 했다. 존 빅스 기자는 이에 대해 "과거 소규모 블로거 미디어가 업체의 지원을 받아 해외출장을 가거나 성능 실험 등을 하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이런 제안을 거절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통상 과거에는 홍보라인에서 해외 IT 매체들에 기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특정 회사로부터 스폰서링이 있을 경우 이를 반드시 표기하도록 되어 있다"며 "이번 LG전자는 특정 제품과의 비교를 요구한 리뷰 기사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홍보 대행사가 광고국에 패키지로 제안한 사안인데 광고국이 담당기자에게 직접 연락하라고 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광고를 광고로 제안한 건데 광고를 기사로 오해해서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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