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다 점유율과 이미지"..G2에 부여된 특명
2013-08-08 14:37:36 2013-08-08 14:40:44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재즈 앳 링컨 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야심작 'G2'를 소개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G2가 8일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달 북미와 유럽으로 출시 지역을 확대한 뒤 10월까지 전 세계 시장을 커버한다는 목표. 이미 130여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과의 협의도 마쳤다. 전에 없던 속도다.
 
대대적 마케팅도 병행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의 심장부 타임스퀘어 대형 전광판을 통해 G2 광고를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6일에는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에서도 G2 광고에 돌입했다.
 
이어 7일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재즈 앳 링컨 센터’에서 전 세계 주요 미디어, 통신사업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LG G2 Day’ 행사를 열고, 야심작 G2를 꺼내들었다. LG전자가 애플의 근거지 미국으로 날아가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는 전략적 노림수가 숨어 있다는 분석.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뉴욕에서 갤럭시S4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LG전자도 같은 장소에서 G2를 꺼내들며 자연스레 대등한 위치로의 선전효과를 노린 것. 때문에 일단 돈을 뿌려서라도 세계의 이목을 뉴욕 G2 Day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유는 또 있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 공략 없이 스마트폰의 선두권 진입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올 2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10%의 점유율로 3위 자리를 굳히면서 자신감도 동반됐다. 아직 삼성(35.2%), 애플(32.3%)과의 격차는 크지만 2년만의 10%대 재진입에 고무됐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수익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전선을 넓혀 보면 3위라는 자리는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LG전자는 올 2분기 5.3%의 시장 점유율로 3위에 올랐으나 ZTE(5.0%), 화웨이(4.8%)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가 불과 0.5%포인트 이내로, 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이들이 중저가를 무기로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대약진을 하고 있어 LG전자의 불안감은 크기만 하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G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중저가 보급형인 L시리즈와 F시리즈를 통해 신흥시장 공략에도 열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으로 라인업의 완성도 면에서는 삼성전자에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특히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배여 있는 ‘옵티머스’를 과감히 뗐다.
 
때문에 G2의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하게 됐다. 전작인 옵티머스G의 경우 일부 부품의 공급이 늦어진 데다 출시시기에 대한 전략적 실패로 높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G와 G2를 잇는 가교 역할을 담당한 옵티머스G 프로 역시 이통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출시 다섯 달이나 지난 7월에야 출시국가를 40여개로 확대할 수 있었다.
 
만년 2위도 아닌 후발주자들과 엮여 하위권으로 인식된 탓에 세계시장에서 서러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만큼 피처폰 시대의 영광은 추억이 됐다.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몰락만큼이나 LG의 추락도 시장의 뉴스가 됐다. 국내에선 한때 팬택에 추월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LG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적에 얽매여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현재로서는 삼성과 애플을 추격하는, 그러면서도 후발주자들보다는 멀찍이 앞선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영업이익률보다 브랜드 이미지가 나아지는지 여부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실적에 신경 쓰다 보면 영업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마케팅 비용 등을 자연스레 줄이게 되는데, 지금은 이보다 삼성과 애플과 대등한 이미지로 올라서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을 보자는 얘기.
 
힘은 있다. TV와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주요 가전이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이미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데다, 이들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의 영업이익을 상쇄하며 LG전자의 전체 균형점을 찾아줄 수 있다. 문제는 목적의식이 흔들리지 않고 버텨 주냐는 데 있다.
 
실제 LG전자는 올 2분기 1210만대라는 사상최대 스마트폰 판매량을 올리고도 영업이익 면에선 1분기 대비 반토막(-54%) 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 바 있다. 영업이익률 또한 채 2%도 안 돼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고가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국면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는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
 
LG전자가 성장통을 이겨내고 시장 지배자로 다시 설 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물론 그 선봉장은 G2다. 박종석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7일 뉴욕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G2는 부진했던 LG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이런 점에서 G2는 우리에게 터닝포인트”라고 말한 이유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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