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던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김원홍 전
SK(003600)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될때 최재원 SK그룹 부회장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포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9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SK그룹 횡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씨는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최 부회장과 저녁 식사를 한 뒤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최 부회장은 김씨와 함께 경찰서까지 동행한 이후, 신분확인을 거쳐 풀려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형이 구속된 사건의 선고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김원홍 카드'를 법정에서 전혀 써보지 못한 최 부회장으로서는 그를 만나 설득하는게 최선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설득'하려는 최 부회장을 만난 김씨는 대만 경찰에 의해 이민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됐고, 조기 '국내송환' 절차가 오르내릴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전개됐다.
지난 5일 최 회장 측은 변호인은 재판부에 변론 재개를 신청했고, 그로부터 이틀후 재판부는 '방대한 증거기록을 검토해야 한다'며 선고기일을 다음달 13일로 연기했다.
앞서 김씨는 재판 막바지에 '녹취록 카드'를 제출해 최 회장의 무죄를 입증하려고 했다. 그러나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재판부의 입장에 결국 변호인은 증거 제출을 철회했었다.
한편, 세간에 불거진 'SK 기획입국설'은 김씨가 대만 당국에 '소환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내용과는 상반된다. 그가 최 회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기로 SK측과 합의를 했다면, 송환시기가 불투명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김원홍 카드'를 쓰기 위한 SK 측의 '기획체포설'까지 등장할 정도로, SK그룹 재판을 둘러싼 장외 공방전이 뜨겁다. 물론 검찰과 변호인 간의 기싸움도 만만치 않다.
검찰은 결심공판을 마친 이후 다섯 번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최 회장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수차례 변론 의견서와 열람·복사 신청서를 접수했을 정도다.
이처럼 검찰 수사단계부터 1심과 항소심 재판까지 피고인들의 잦은 진술 번복으로 논란이 됐던 SK그룹 재판은 항소심 선고 직전 핵심인물의 체포로 또 한 번 이목을 끌고 있다.
항소심 선고기일까지 한 달 남은 SK그룹 사건의 향방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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