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신기남 국회 국가정보원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9일 100여쪽에 육박하는 출력물 폐기에 관해 답변을 하지 못한 서울경찰청 관계자 13명 증인들을 향해 "그런 경찰이 어딨냐"고 쓴소리를 뱉었다.
신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 가운데 서울청 관계자 13명에게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분석관들이 확인한 정치선거자료 출력물(게시글 찬반클릭)이 분석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100여쪽에 육박했고, 이를 상부에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검찰이 두 달을 수사해서, 종료시점에 100여쪽"이라고 강조하며 "그 자료가 지난해 12월16일 밤에 모두 폐기되어 수서경찰서 수사팀에 전달이 안 됐다"고 검찰의 공소장에 적힌 내용을 거론했다.
그는 이들 중 최고 직위인 최현락 증인에게 "출력물이 있었나"고 물었고, 최 증인은 "그건 보고를 못 받았다. 출력을 했는지, 안 했는지"라고 대답했다.
이어 분석팀 책임자인 김보규 증인에게도 똑같이 질문했고, 김 증인은 "분석 도중에..출력물은 있었다. 100여쪽이나 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처리한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그럼 검찰이 (폐기된 걸) 어떻게 알았나"면서 "출력물 폐기 여부에 대해 아는 사람은 얘기를 해라. 13명이 다 모르나. 모르는 것도 다 일치하네"라고 꼬집었다.
앞서 서울청 증인 13명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 축소·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모두 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 바 있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전달을 받았나"고 재차 물었고, 권 증인은 "전달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검찰의 수사에 전달 받지 못했다고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아는 분이 13명 중에 아무도 없다. 그럼 딴 사람이 보고 폐기를 했나. 증인을 부족하게 신청했나. 난 너무 많이 신청했는 줄 알았더니"라면서 "검찰이 바보냐. 검찰 이상의 전문가는 없다고 본다. 이 대답을 누가 할 것인지 13명이 (여기 없는 사람이라도) 수소문을 해보라. 어떻게 100여쪽의 출력물에 대해 아무도 모르나"고 꾸짖었다.
그러자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신 위원장은 입만 열면 공정하다고 하셨는데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 "양심이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고 얘기를 하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 위원장이 불공정 진행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권 의원은 신 위원장이 이날 새누리당으로부터 질의를 받지 못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소회를 물어본 것을 문제로 지적하며 "소회를 묻는 게 증인신문이냐.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한 뒤 새누리당 소속 국조특위 위원들과 집단으로 회의장을 이탈했다.
2차 청문회는 오후 8시20분쯤 속개돼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신문을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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