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물적금융을 대표하는 할부금융과 리스가 명실상부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기존의 영업관행을 탈피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이날 여신금융협회 주최 금감원장 초청 CEO 간담회에 참석해 "여전사는 자동차 뿐만 아니라 기계장비와 설비 투자 등을 촉진하는 본연의 물적금융 기능을 회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그는 "그동안의 할부·리스·신기술금융의 취급실적을 보면 당초의 여신전문금융업의 취지를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할부금융의 경우 취급액이 지난 2002년 16조원을 넘었으나 2010년 이후에는 연간 10조원 내외 수준으로 위축된 상태"라며 "할부금융중 자동차할부 취급액이 85% 내외를 차지하고 할부금융 본연의 기계할부 등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적·물적담보 보다는 미래의 성장성 및 사업성과에 대한 신용평가이 기초해 여신심사를 수행하고 저신용·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등 소비자금융 제공 역할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최 원장은 여전사가 자동차 이외의 물적금융의 비중을 늘리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음달부터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부수업무가 허용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노력해 업계 발전에 도움되는 기회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신기술금융사에 대해서는 모험자본으로서의 본연의 기능 회복을 통해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기업성장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합리적인 대출금리 체계를 마련해 운용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발판을 구축하고 금리 비교공시를 강화해 건전한 금리경쟁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그간 시장금리가 저금리 기조를 지속해 왔음에도 높은 대출금리 수준이 개선되지 않아 대출금리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있었다"며 "대출금리체계 모범규준이 하반기 중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 스스로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진출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간담회 직후 최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방카슈랑스 등 부수업무를 늘려달라는 요청과 외국계 여전사의 외화차입을 허용해 달라는 건의사항이 있었다"며 "사안에 따라 보겠다"고 말했다.
할부금융사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면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부수적인 수수료 수익 등을 얻을 수 있어 이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사의 대출금리에 대해서는 "현재 5%포인트 정도 낮아졌고 앞으로도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비교공시를 통해서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원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아시아지역 신흥국들의 외환위기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매일 외화유동성을 체크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취약부문을 중점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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