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갈증 푸는 대학로 젊은 연극인들
서울연극센터 '플레이업 아카데미'
2013-08-23 19:00:32 2013-08-23 19:03:38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가 운영하는 연극인 재교육 프로그램 '플레이업(PLAY-UP) 아카데미'가 배움의 갈증을 느끼는 젊은 연극인들 사이에서 화제다. 특히 올해는 현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연극인들에게 실제 적용 가능한 실습과 선배 연극인들과의 소통 기회를 제공하며 긍정적인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연극센터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는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활동경력이 비슷하고 피드백이 활발한 젊은 연극인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된다. 일방적 강의형식을 지양하고 소규모 집중 교육 방식으로 진행되며, 새로운 강사를 발굴하는 역할도 한다.
 
올해 '플레이업 아카데미'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세 개의 정규과정과 한 개의 특별과정으로 진행 중이다. 정규과정은 배우 오순택의 '장면연기실습', 배우 김혜리의 '배우를 위한 자유로운 호흡과 발성', 극단 동 연출가 강량원이 '신체행동으로 설계하는 연기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특별과정으로는 해외연출가 워크숍이 10월 중에 시작될 예정이다.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현재는 강량원 연출가의 워크숍이 한창 진행 중이다. 무대에 나가기 전에 가장 섬세한 단위까지 계획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게 이번 워크숍의 목표다. 23일 찾은 대학로연습실에서는 배우 장성익, 권택기, 선명균, 김신록, 배선희와 연출가 이경성, 임영욱 등 총 19명의 젊은 연극인이 모여 장면 발표와 토론에 열중하고 있었다.
 
잠시 쉬는 시간 동안 만난 드림플레이 소속 배우인 김신록은 "바깥 작업에서는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이런 식으로까지는 안 했다"며 수업 강도가 높다고 혀를 내둘렀다. "원래 러시아 연기 메소드 자체도 체계적인데 선생님께는 본인의 연극 스타일에 맞춰 세분화시켜 구체적으로 만들어낸 공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 끝까지, 집요하게 파고 들고 있어요."
 
창작집단 크리에이티브 바키의 대표 겸 연출가인 이경성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많은 워크숍을 참여해봤기 때문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정말 한 단계 한 단계 집약적으로 진행을 하시니까… 단순히 선생님의 방법론만 강요하시는 게 아니라 다른 작업에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구체적이고 보편적으로 가르쳐 주세요." 아울러 이 연출가는 "평소에 작업할 때 어떤 느낌을 찾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좀더 구체적인 표현방법을 가지고 계신 분께 강의를 들으니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워크숍 강사로 나선 강량원 연출가는 "작업현장에서 발견된 질문을 어떤 식으로든 해결하고, 또 해결된 것을 가지고 다시 작업에 적용해야 한다는 면에서 재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에게서 느껴지는 변화들도 살짝 공개했다. "10회 과정이 길다고도 할 수 있지만 사실 정말 짧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개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말고 내 몸이 변화되는 것을 목표로 갑시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오늘 보니 정말로 몸의 감각들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요."
 
연극인들 사이에서 재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문화재단은 2년 간의 '플레이업 아카데미' 시험과정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서울연극센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극인 재교육 상설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극작·연출 등 연관 창작분야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한편, 다원예술을 비롯한 타 장르와의 다양한 연계를 추구하는 등 향후 종합적인 연극창작역량강화를 위한 허브 역할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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