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말다툼을 하던 상대방이 먼저 폭행한 뒤 멱살을 잡자 이를 떼어내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손가락을 부러뜨렸더라도 정당방위에 해당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동료와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동료의 손가락을 부러뜨린 혐의(상해)로 기소된 덤프트럭 운전사 김모씨(41)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는 2012년 1월 충남 연기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차를 몰던 중 동료 공모씨(37)가 자신의 차량 앞을 가로막아 세우자 차에서 내려 말다툼을 시작했다. 공씨는 김씨에게 "내가 당신을 모르는데, 왜 내가 당신 욕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고 이어 실랑이가 시작되면서 공씨가 김씨의 멱살을 잡았다.
김씨는 멱살을 놓으라며 공씨를 밀치고 전화기를 가지러 차량으로 올라갔으나 공씨는 김씨의 허리춤을 잡아 차에서 끌어내린 뒤 양손 주먹으로 김씨의 뒤통수를 때렸고 다시 왼손으로 김씨의 멱살을 잡았다. 이에 김씨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멱살을 잡은 공씨의 왼손 검지를 꺾어 떼어냈고 이 과정에서 공씨의 왼손 검지가 부러졌다.
상해죄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공씨가 먼저 폭행한 뒤 멱살을 잡히자 김씨가 이를 벗어나기 위해 소극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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