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선 현대중공업이 상선 회복세를 타고 순풍에 돛을 단 듯 질주하고 있다. 연이어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 2010년 2월 이후 조선소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 순위에서
삼성중공업(010140)에 빼앗긴 1위 자리 탈환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의 공격적인 수주활동과 상선 회복세가 더해져 상선 수주량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자료)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기준 조선해양플랜트 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에서 총 196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238억달러의 82%를 달성했다. 이는 2007년 조선 호황기 때와 맞먹는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조선은 컨테이너, 해양플랜트는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16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30억달러의 89%를 달성했고,
대우조선해양(042660)은 90억1000만달러로 올해 수주목표인 130억달러의 70%를 달성했다.
상반기 동안 조선해양 부문에서 103억8100만달러를 수주한 점을 감안하면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상반기 총 수주량의 90%에 해당하는 92억달러 가량을 수주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상반기에도 상선 부문에서만 60억달러를 수주하며 29억달러 규모의 상선을 수주한 삼성중공업과 7억달러에 그친 대우조선해양을 크게 압도한 바 있다.
특히 한 번에 컨테이너 1만개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전 세계 발주 물량을 거의 휩쓸었다.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신장세는 적극적인 영업활동과 전 세계 상선 수요 회복세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저가수주를 지양하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세계 조선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위 조선소들까지 저가수주에 뛰어들 경우 선가하락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하지만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주잔량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배를 만드는 도크 생산성이 하락하자 올 상반기부터 공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행히 상반기부터 중고선가에 이어 신조선가가 조금씩 상승, 크게 수익성이 악화되는 저가수주는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이 고유가와 환경 규제 문제로 고효율, 친환경 선박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또 최근 선가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2~3년 후를 내다보고 미리 선박을 주문하는 사례도 늘었다.
하반기 들어 신규 수주가 크게 늘면서 수주잔량도 덩달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지난 7월 말 기준 561만2000CGT의 수주잔량을 기록해 1위인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583만7000CGT)를 22만톤 차로 뒤쫓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수주잔량이 각각 약 9%, 5%가량 감소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약 20% 가량 증가해 올해 안에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고효율 선박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력 확보가 대규모 수주로 이어졌다"며 "남은 하반기에도 드릴십과 LNG선 등 옵션물량이 남아 있어 올 수주목표 초과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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