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앵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실적을 책임질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를 내놨습니다. 동시에 전 세계 IT의 이목이 집중된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도 공개했는데요, 드디어 '입는' 모바일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자세한 얘기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불러서 들어보겠습니다. 김기성 기자!
기자: 네. 독일 베를린 현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 기어를 공개했다죠? 현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전자는 독일 현지시각으로 4일 저녁 베를린 시내에 위치한 템포드룸에서 언팩을 통해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 기어, 그리고 한층 진화된 갤럭시노트 10.1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외 언론과 현지 사업 파트너 등 2000여명이 몰려 행사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반응은 탄성과 아쉬움의 교차였습니다. 갤럭시노트3가 전작들의 명성을 잇는 대작임을 입증하며 하반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면, 갤럭시 기어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탓에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먼저 이날 무대의 주연이었던 갤럭시노트3는 ‘아날로그 감성의 걸작’이란 평가입니다. 모바일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호평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기술력을 과시하지 않고 녹아들게 만든 게 주효한 것 같습니다.
마치 잘 정돈된 한 권의 가죽수첩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제품 뒷면은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도료 기술을 적용해 가죽 질감을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촘촘히 바느질된 가죽 마감에는 흡사 장인정신마저 엿보였습니다.
갤럭시노트의 상징이 된 S펜의 진화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인데요, 특히 에어 커맨드, S 노트, 멀티윈도우, 그룹 플레이 등이 적용돼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한마디로 S펜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공을 넘나드는 마법과도 같은 통로를 열어줬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명불허전이었군요. 갤럭시 기어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죠?
기자: 실망감이 컸다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물론 기대가 컸던 것 또한 사실이고, 이를 대하는 삼성전자의 중압감과 부담도 대단했습니다.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모바일 분야에 혁신이 실종되자 삼성전자에 대한 역할론이 제기됐고, 이는 기회이자 위기였습니다.
카피캣이란 오명을 떨쳐버릴 수 있을지, 모바일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가 갤럭시 기어에 쏟아진 관심의 근원이었는데요, 삼성은 부담을 완벽히 극복해내지 못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독일 출장길에 오른 국내 기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갤럭시 기어는 이번 언팩의 철저한 조연임을 강조하며 기대감을 낮추는 데 주력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의 관심이 갤럭시 기어에 모아진 상황에서 언론마저 초점을 맞울 경우, 갤럭시노트3의 완성도가 반감될뿐더러 ‘혁신 없는 삼성’ 이미지만 고착화될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물론 전화 수·발신을 비롯해 S보이스, 스마트 릴레이, 메모 그래퍼 등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첨단기능들을 구현해 냈지만 아무래도 스마트폰 주변기기로의 종속성이 커 보였습니다.
특히 그간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꾸준히 휘어지는 재질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갤럭시 기어는 끝내 평범하다 못해 촌스럽기까지 한 외관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외신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포춘>은 삼성 스마트 워치를 사고 싶지 않은 세 가지 이유를 댔고, <타임 테크>는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 10.1에만 국한된 호환성을 꼬집었습니다. <더 버지>는 한발 더 나아가 “손목시계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25시간에 불과한 배터리 성능과 함께 여전히 높은 가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최강자 퀄컴이 같은 날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라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 워치 '퀄컴 톡(Toq)'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에 맞불을 놓기도 했는데요, 소니에 이어 삼성, 퀄컴이 스마트 워치를 속속 내놓으며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됐다는 평가입니다.
혁신의 대명사로 불리던 애플이 그간의 추락을 만회할 카드로 스마트 워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앞선 세 주자가 차별성을 부각시키지 못하면서 숙제는 애플에게로 넘어갔습니다.
한편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소니도 이날 독일 현지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차세대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을 공개하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다만 기존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과 애플, 양강 구도로 굳혀진 상황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이 거세 소니가 파고들 틈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이상 유럽 최대의 가전박람회 IFA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뉴스토마토 김기성이었습니다.
뉴스토마토 김기성 기자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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