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세계 TV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도권 쟁탈전이 불을 뿜었다.
선공은 삼성전자의 몫이었다.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3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UHD와 OLED를 결합한 UHD OLED TV(55형)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55형 UHD OLED TV(사진제공=삼성전자)
마이클 졸러(Michael Zoller) 삼성전자 유럽총괄 마케팅담당 시니어디렉터는 “놀라운 소식이 있다”며 “삼성의 첫 번째 UHD OLED TV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상적인 디테일의 UHD와 찬란한 명암비 및 색상을 가진 OLED의 조합”이라며 “여러분은 미래의 TV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의 기술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으로, 오직 삼성만이 이 전시장에서 TV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3에서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이 4K(UHD의 일본식 표기) OLED TV(56형)을 세계 최초로 내놓으며 삼성과 LG의 간담을 서늘케도 했으나 핵심인 패널을 대만에 의존해 완성도에 있어선 미흡함을 남겼다.
삼성전자의 공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같은 날 세계 최초로 곡면(curved) UHD TV(55형·65형)를 공개하며 “더 이상의 기술 논쟁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일반적으로 패널 특성상 UHD는 OLED보다 곡면 형태를 구현하기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는 이번 곡면 UHD TV 공개로 “다시 한 번 초격차 TV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삼성전자의 곡면(curved) UHD TV(사진제공=삼성전자)
이상하리만치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던 LG전자의 발걸음이 빨라진 것도 바로 이때.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프리부스 투어에서 전시장 메인을 차지할 곳이 재배치에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숨겨진 비밀병기가 있다는 신호였다. 삼성과 LG의 기술력 격차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 역시 곡면 UHD TV를 공개할 것이 유력해 보였다.
IFA 개막 당일. 취재진의 예상은 빗나갔다. LG전자는 77형의 세계 최대 곡면(curved) UHD OLED TV를 공개하며 삼성전자에 응수했다. UHD와 OLED를 결합한 것에 이어 패널 크기를 삼성전자에 비해 22형이나 확대했고, 그 형태 또한 곡면(curved)으로 만들어 냈다. 삼성전자의 입이 다물어지는 순간이었다.
◇LG전자의 77형 곡면(curved) UHD OLED TV(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이 제품은 77형 OLED 패널, 획기적인 곡면 디자인, 풀HD보다 해상도가 4배 더 뛰어난 울트라HD(UHD.3840×2160) 등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꿈의 화질 결정판”이라며 “세계 최초로 55형 평면 및 곡면 OLED TV를 출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크기의 77형 UHD 곡면 올레드 TV를 선보임으로써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고 강조했다.
맞수이자 세계 TV시장 8년 연속 1위를 눈앞에 둔 삼성전자에게 3연속 카운트 펀치를 날린 점을 정확히 지목한 것이다. 앞서 삼성과 LG, 양사는 올 초 CES 2013에서 나란히 곡면(curved) OLED TV(55형)를 세계 최초로 내놓으며 우열을 가리지 못한 바 있다. 이후 평면과 곡면 OLED TV를 시장에 먼저 출시하며 삼성전자를 자극했던 LG전자는 진검승부의 결정타로 77형 곡면 UHD OLED TV를 선택한 것이다.
한편 일본의 소니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과거 왕좌로서의 명예 회복에 나섰다. 소니는 이번 IFA에서 올 1월 CES 2013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4K(UHD) OLED TV(56형)를 다시 내놓은 데 이어 65형 4K LED TV와 65형 곡면(curved) 풀HD LED TV를 전시했다.
울트라HD의 약어인 UHD는 풀HD 대비 해상도가 무려 4배 높아 꿈의 화질로 불린다. 또 OLED는 자체발광 소재를 채택, 꿈의 TV 또는 궁극의 TV로 불리며 차세대 TV의 정점에 서 있다. 여기에다 패널을 휘는 곡면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플렉시블의 전초 단계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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