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정부가 하반기 청년고용대책을 10일 발표했다. 핵심은 청년층의 강소기업 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해외취업을 활성화한다는 내용 등인데 기존 정책을 재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이 청년 고용을 의무화 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청년 고용 프로그램이 사업자에 의해 '악용' 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궁극적으로 공급자 측면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청년층 고용문제가 사회안전망 부재에서 불거진 문제인 만큼 전문가들은 고용률만 늘리는 단기 대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0일 공개한 '청년고용정책 추진' 방안은 크게 6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먼저 청년 취업난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취업 정보 부족"으로 보고, 일자리 정보를 쉽게 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청년층 눈높이에 맞춘 강소기업 데이터베이스(DB)를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자체 운영 중인 구직정보 사이트 '워크넷' 안에 1만5000여개에 달하는 '강소기업'을 선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기엔 영세사업장과 음식·숙박업 등 강소기업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 사례도 포함돼 있다는 게 자체 판단이다.
때문에 고용노동부는 이를 1만개 수준으로 "내실있게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0인 미만 기업과 농업, 임업, 어업, 음식·숙박업은 강소기업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청년들이 강소기업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워크넷'의 검색 기능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청년층의 해위취업을 활성화 한다는 내용도 이번 대책에 비중있게 포함됐다.
이른바 'K-Move' 정책이다.
고용노동부는 동남아, 동북아, 북미, 오세아니아, 유럽 등지 해외취업과 관련한 사전준비부터 현지정착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K-Move 멘토 100명을 선정해 이들을 청년들과 연계시키는 온라인 멘토링 시스템을 이 달 중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Move 센터'도 이달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고용노동부는 시범적으로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센터를 먼저 운영하고 내년에는 10개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밖에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서 해외취업으로" 이어주는 K-Move 스쿨을 조만간 설립, 올해 하반기에는 6개 운영기관에서 사무, 정보통신기술 인력 140명을 양성해 6개국에 진출시키고, 내년에는 이 인원을 1900명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 해외진출에 대한 상담을 해주고 해외진출 뒤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K-Move Help Desk'를 한국산업인력공단 안에 설치 운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정부의 이번 대책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도 있긴 하다.
상반기 국회에서 논란을 야기한 공공기관 청년 의무 고용 정책과 관련,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의 3% 의무고용 대상 나이를 만 34세로 정해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를 거쳐 법제처 심사를 거치는 중이라고 고용노동부는 덧붙였다.
교육·안전·고용·복지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4대 사회서비스 관련직종의 공무원 정원을 "관계부처 협의 아래 연내 증원" 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청년 직장체험 프로그램'이 사업주에 의해 장시간 인력 착취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해 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3개월 이내 직장체험 프로그램을 이수할 때 월 40만원 수당을 지급토록 하고 1일 8시간씩 주 40시간까지 가능했던 연수시간을 1일 4시간으로 제한했다.
또 연수시간 휴일·야간 근로는 연수생이 동의하더라고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자료제공: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문제는 이런 대책이 단기대책에 그친다는 데 있다.
이명박정부도 악화되는 청년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책과 비슷한 청년인턴제, 청년층의 해외취업지원, 청년창업지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렇다고 청년고용문제를 한꺼번에 풀기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이는 많은 시간과 예산을 필요로 한다.
신기창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국장도 "청년고용 문제는 경기적 요인, 인구구조 변화 등과 더불어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지만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로 갈음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방안이 같이 찾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김수현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연구원은 "중요한 건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단기대책으론 '로제타 플랜' 같은 청년 고용 할당제를 공공기관부터 시행하는 게 필요하고, 불황에도 민간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사회서비스업 분야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장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업부조나 급여도 확실히 보장하는 장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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