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 '64비트 바람'을 불어 넣고있다. 다만 현재까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용량은 2~3GB 수준에 머물고 있어 최대 4GB를 지원하는 64비트 칩이 당장 큰 효용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1일 애플이 전략 신제품 '아이폰5S'를 선보이면서 64비트를 지원하는 A7칩을 공개하자 12일 삼성전자도 다음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서 64비트 칩을 선보일 것이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도 다음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서 64비트 칩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애플이 지난 11일 아이폰5S에 64비트와 32비트로 혼용할 수 있는 A7칩을 새롭게 선보이며 삼성전자와의 스펙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간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특히 애플은 이날 A7 칩을 발표하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아직 32비트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지적하듯 64비트 지원을 중점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64비트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가 64비트 단위로 자료를 전송하는 컴퓨터 세대를 말하며 흔히 '64비트 컴퓨터'라고도 부른다. 50여년전에는 '슈퍼컴퓨터'에 탑재됐던 64비트 CPU는 10여년전부터 PC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애플이 A7칩으로 64비트 컴퓨팅을 지원한다는 얘기는 곧 스마트폰이 데스크탑에 맞먹는 사양을 갖추게 됐다는 얘기다.
애플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A7이 이전 32비트 A6보다 2배정도 빨라졌으며 이는 기존 프로세서보다 5배 이상 빨라질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스펙 경쟁에서만큼은 삼성전자에 뒤져 왔던 애플이 AP코어 경쟁에서 컴퓨터 정보를 전송하는 대역폭을 기존보다 2배로 늘리며 역공을 가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64비트 칩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AP가 64비트 연산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OS, 앱 등 3박자가 갖춰져야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 기기는 전력 소모 최소화가 핵심인데 불필요한 메모리 때문에 사용 시간만 짧아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64비트 칩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배경에 대해 앱스토어를 64비트 앱 생태계로 꾸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향후 모바일 디바이스의 고사양화와 맞물려 소프트웨어 또한 고사양화된다는 전제하에 64비트 컴퓨팅은 '대세'가 될 확률이 높다. 쉽게 말해 아이폰 앱스토어에 64비트용 앱을 다량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애플이 지난 11일 공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7.(사진출처=애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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