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조선일보의 '혼외자' 의혹 보도에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사진)이 연휴가 끝난 23일도 출근하지 않은 가운데 법무부의 채 총장에 대한 '진상조사'와 감찰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채 총장은 현재 연가 상태다. 그러나 새로 연가를 신청한 것인지 지난주에 연장선상인지에 대해 검찰은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연가기간이 언제까지 인지에 대해서도 검찰은 입을 다물고 있다.
채 총장은 지난주 월요일부터 연가를 내고 추석연휴 기간 외부와의 접촉을 끊은 채 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차분히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의 대리는 광주고검장 출신으로, 법무법인 동인 소속의 신상규 변호사 등 2명이 맡고 있으며, 이들은 이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진상조사에 나선 법무부도 추석연휴기간 동안 채 총장에 대한 주변인들을 조사하는 등 감찰 착수 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장근 감찰관을 중심으로 유일준 감찰담당관과 검사 2명이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감찰팀은 현재 조선일보가 혼외자로 지목한 채모군(11)의 친모 임모씨(54)와 채 총장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무부의 진상조사를 두고 실효성과 사생활 털기 등 인권문제가 불거져 나와 진상조사가 얼마나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에 도움이 될지 논란이 일고 있다.
진상조사 단계에서는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인 유전자 검사는 물론 당사자인 채 총장이나 임씨 등에 대한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찰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법무부가 감찰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적으로 감찰위원회의 자문을 받아야 하는데 감찰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감찰단계에서 감찰관은 채 총장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증거물 및 자료제출, 출석과 진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채 총장이 이를 불응할 경우 별도 감차사안으로 처리된다. 앞서 채 총장은 법무부의 검찰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어 이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참고인으로, 전적으로 협조가 필요한 임씨나 채군에 대해 법무부는 강제할 방법이 없다. 법무부 감찰규정은 '감찰조사 중 필요한 경우에는 감찰대상 이외의 자에 대하여 자료의 제출이나 출석·답변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임씨와 채군이 거부하는 경우 이렇다 할 대안이 없는 상태다.
이번 진상조사와 감찰 단계에서 감찰관은 먼저 채 총장과 임씨의 관계를 규명해야하는 만큼 통화기록 등을 확인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채 총장이 임씨와 채군이 살았던 아파트를 마련해줬다는 의혹도 제기했기 때문에 둘 사이의 금전관계도 따져봐야 한다. 또 채 총장이 임씨를 처음 만난 후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주변인 조사도 병행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이번 사태와는 관련이 없는 채 총장 개인사가 부각될 수 있다. 정국은 물론 여론의 촉각도 이번 사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어떤 형태로든 채 총장에게 흠집이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적어도 감찰 불응을 이유로 한 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임씨와 채군에 대한 인권문제도 대두된다. 임씨는 지난 10일 언론사에 보낸 편지를 통해 "어려움 속에 혼자서 키운 제 아이가 충격받거나 피해 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커가는 것 말고는 없다.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밖에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채군에 대한 인권 역시 매우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 강제될 수는 없으나 유전자 검사를 위해서는 무관하게 체모나 혈액 또는 구강세포 등을 채취해야 한다. 물론 법정대리인인 임씨의 동의와 채군 본인이 동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채군이 친아버지에 대한 문제로 심각한 정신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는 이같은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채군의 학교정보 유출과 사생활 노출에 대해 교육당국이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채 총장 '혼외자' 의혹보도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혐의로 조선일보 등을 곧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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