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터뷰)제일모직, 패션 사업 에버랜드에 양도..삼성 대대적 재편 신호탄?
2013-09-27 08:15:11 2013-09-27 08:18:55
마켓 인터뷰
출연: 이혜진 기자(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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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켓인터뷰 시간입니다. 제일모직이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그룹이 사업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까요? 이 시간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증권부 이혜진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세한 소식부터 알려주시죠.
 
기자: 네. 지난 23일이죠.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열고, 모태 사업인 패션 부문을 에버랜드에 양도한다고 밝혔습니다. 매각 금액은 1조500억원입니다. 이 안건이 오는 11월1일 제일모직의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구요. 정식적인 양도가 되는 날은 12월1일이구요. 대금은 그 다음날에 전액 현금으로 제일모직이 지급받을 예정입니다. '제일모직'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59년 전통의 패션 사업이 넘겨지는 건데요. 향후 사명도 바뀌게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패션사업을 양도하면서 제일모직은 일단 1조500억원의 자금을 새로 확보하게 되는 거군요. 이렇게 마련된 자금은 어떻게 쓰이게 되나요?
 
기자: 네. 이번 양도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전자 재료라던지, 화학같은 소재 사업에 투자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는데요. 박종우 제일모직 소재사업총괄사장은 "공격적 투자로 차세대 소재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시너지 효과도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OLED 핵심 기술을 보유한 독일 업체 노바엘이디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소재 부문을 강화하려는 포석을 깔아둔거죠.
 
앵커: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왜 상징성도 있고, 59년의 전통도 있는 패션 부문을 버리고 소재산업을 강화하겠다는 겁니까? 제일모직 쪽에서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기자: 네. 제일모직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 이번 양도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결정됐습니다.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건데요. 패션 부문이 제일모직의 모태사업이기는 하지만 매출의 70% 가량은 화학과 전자재료 분야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패션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30%에 불과할 정도로 비중이 작습니다.
 
실적도 악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2분기에는 패션 부문에서 55억원 가량의 적자가 나오기도 했구요. 지난해 시작된 스파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죠. 대신 매출 비중이 높은 소재 분야를 확실히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삼성이 대대적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신호탄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삼성이 각 계열사의 사업 구조를 효율적으로 편성하기 위한 첫 시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시너지 효과가 나는 방향으로 사업을 묶겠다는 의밉니다. 일단 삼성 측에서 확정된 사실은 아니구요. 업계에서 그런 이야기와 추측이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사실 그동안 삼성의 계열사의 각 사업 부문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로 혼합돼있었는데요. 그러니까 기업과 기업이 거래하는 B2B사업과, 기업이 소비자가 거래하는 B2C사업이 있지 않습니까.
 
현재는 계열사마다 B2B와 B2C사업이 같이 있어서 전혀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상황인데요. 제일모직도 그랬었죠. 대표적 B2B사업인 소재 부문과 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B2C사업인 패션 부문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구요.
 
이 패션부문을 에버랜드에 양도하면서 에버랜드는 원래 갖고 있던 외식, 레저 사업과 함께 B2C분야로 집중하게 된다는 거구요. 반대로 제일모직은 B2B 사업을 중심으로 맡게 된다는 거죠. 따라서 제일모직과 에버랜드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계열사도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사업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부분으로 나누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군요. 그런데 또 후계구도와 연관지어서 보는 시각도 있다구요.
 
기자: 네. 이 역시 확인이 가능한 부분은 아니겠지만 후계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추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에버랜드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양도로 에버랜드의 사업이 확대되면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구요.
 
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B2C사업을 총괄하게 되고, 또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B2B사업을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번 양도를 두고 배경에 대한 뒷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군요. 그렇지만 역시 투자자 분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소식이 과연 제일모직에 호재인지, 악재인지 여부일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증권가에서는 일단 이번 소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소재산업, 특히 전자재료 사업으로의 역량이 집중되면서 성장성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징성때문에 수익성이 안 좋았음에도 버리지못했던 패션 사업과 관련해 실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매각 대금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결정됐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는데요. 올해 패션 부문의 영업이익이 6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500억원이 인수 가격은 높은 편이죠.
 
앵커: 이번 양도 후 제일모직의 실적은 어떻게 변화될까요?
 
기자: 네. 오는 12월부터 패션 부문이 제일모직의 재무제표에서 제외되는데요. 동양증권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러면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매각 차익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은 기존 전망치 대비 58%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진투자증권 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각 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조4000억, 33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목표주가는 어떻게 제시되고 있나요?
 
기자: 네.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는 이번 양도 결정 후 줄줄이 상향 조정됐는데요. 적게는 11만원에서 많게는 14만원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어제 주가는 3% 가까이 올랐는데요. 종가 9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목표주가 대비 상승여력 염두에 두고 투자에 임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 인수와 삼성 사업구조 재편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이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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