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산하기관, 장기근속자·퇴직자에 순금·현금 지급
5년 동안 3416명에 34억5000만원 상당 기념품
2013-09-30 11:26:57 2013-09-30 11:34:27
[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교통안전공단, 한국공항공사 등 국토교통부 산하 8개 공공기관이 장기근속자와 퇴직자에게 순금과 현금, 상품권 등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의 '2011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장기근속자, 퇴직자 등에게 관행적으로 지급하던 순금 등 과도한 기념품을 예산으로 편성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새누리당)의원이 국토부 산하 14개 공공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 중 8개 기관은 2008년부터 2013년 현재까지 장기근속자와 퇴직자 3416명에게 순금, 현금과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년간 제공한 액수는 34억4929만원에 이른다.
 
◇교통안전공단 223명에 7억5700만원 지급
 
특히 교통안전공단은 2008년과 2009년 20년 이상 장기근속자 82명에게 1인당 순금 30돈을 제공했으며 2010년에는 31명에게 1인당 현금 480만원을, 2011년에는 15명에게 350만원씩 지급했다. 2012년과 2013년에는 95명에게 1인당 200만원을 줘 모두 7억5680만원을 사용했다.
 
◇한국공항공사 2008~2013년 장기근속·퇴직자 지급 상품 내역(자료=국토교통부, 김태원 의원실)
 
한국공항공사는 2008년 이후 장기근속자 854명에게 4억8262만원을 들여 순금으로 제작한 기념주화와 메달, 열쇠를 제공했다. 10년 근속자에게는 30만원 상당의 기념주화를, 20년 근속자에게는 60만원 상당의 메달, 30년 근속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순금 열쇠를 지급했다. 2008년 이후 퇴직자 73명에게도 4000여만원을 들여 순금 주화, 만년필, 명함 등을 제공했다. 
 
◇한국감정원, 대주보, LH..순금 행운의열쇠, 상품권 등 지급
 
한국감정원은 장기근속자 426명에게 1억6540만원을 들여 순금 기념주화를 지급하고 퇴직자 166명에게 1억9612만원 상당의 순금 공로패와 행운의 열쇠를 제공했다. 장기근속하고 퇴직한 직원들은 순금 31.6g을 받게 되는 것이다.
 
대한주택보증은 장기근속자 280명에게 순금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와 10만~40만원 상당의 외식상품권 등을 지급하는데 1억9058만원을 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퇴직자 461명에게 10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제공했다. 4억6100만원 상당으로 이 상품권은 호텔, 콘도, 여행사는 물론 백화점, 할인마트, 면세점, 골프장, 스키장 등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177명 퇴직자에게 순금 행운의 열쇠와 셔츠·벨트세트 등 1억3471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제공했다.
 
◇수자원공사 426명에 4억2600만원..인천공항공사, 200만원 '복지포인트'
 
한국수자원공사는 2007년까지 퇴직자에게 순금 열쇠 등 기념품을 제공해오다 감사원 감사에서 시정조치 요구를 받았다. 이후 2008년부터는 퇴직자 1인당 100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지금해오고 있다. 이 기념품은 퇴직자가 소속된 해당부서에서 마련해 제공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퇴직자 426명에게 모두 4억2600만원을 사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장기근속자, 퇴직예정자, 퇴직자를 대상으로 기념품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에는 장기근속자 160명에 1인당 금 한냥 구입비용(160만~187만원)을 지급했으며 2011년에는 2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해 시정조치 요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2012년과 2013년에도 복지포인트를 계속 지급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치솟는 물가 속에 허리띠를 조이며 열심히 생활하는 서민들에게 씁쓸한 소식"이라며 "공공기관의 누적적자가 불어나는 등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근속자와 퇴직자에게 고가의 기념품, 현금 등을 지급하는 행위는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