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결정..주민과 충돌 가능성
2013-10-01 14:08:06 2013-10-01 14:11:51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한국전력(015760)이 지난 5월부터 중단된 밀양 송전탑 설치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전은 공사 중에도 주민과의 대화를 계속하겠다지만 밀양 주민들은 공사재개를 반대하고 있어 정부와 주민 측 충돌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경남 밀양시 단장면과 산외·상동·부북면 일대를 통과할 예정인 밀양 송전탑 52기에 대한 공사를 2일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이날 조환익 한전 사장은 송전탑 공사 재개 필요성을 주장하고 주민의 협조를 구하는 호소문도 발표했다.
 
◇1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필요성을 주장하고 밀양 주민의 협조를 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전력)
 
내년 여름철 전력난 극복을 위해서는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로 설치가 매우 시급한 상황인데다 올해 말부터 원전이 운전을 시작한다는 점과 앞으로의 공사일정까지 고려하면 무작정 공사를 중단할 수 없다는 것.
 
특히 한전은 지난 5월 말 주민 요구대로 정부와 국회, 밀양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765㎸ 송전선 지중화 등 기술적 문제를 검토한 결과, 한전의 원안대로 공사해야 한다고 결론 난 만큼 공사재개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문가 협의체 검토 결과 주민이 요구하는 우회송전이나 지중화가 어렵다는 결론이 났고 '밀양 송전탑 갈등 해결을 위한 특별지원협의회'를 통해 송전탑이 지나는 지역의 주민에 대한 보상문제도 상당 부분의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밀양 지역주민은 여전히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동안 정부와 주민 간 중재가 계속 실패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물리적 충돌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밀양 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등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우리가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정부에 요구한 건 우회송전과 지중화 등의 기술적 불가능에 관한 구체적 증거와 공사 전반의 자료지만 정부는 한전이 자기들 유리한 대로 짜깁기한 내용만 전달했다"며 전문가 협의체가 한전측 손을 들어준 결정에 반대했다.
 
지원협의회 구성과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시 30개 마을 1800여가구에 가구당 400만원의 보상비를 지급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서도 "협의회는 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주민을 회유하려고 만든 조직으로 그들의 결정과 논의사항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보상비 지급에 합의했다는 발표도 정부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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