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근 5년간 신청된 법관기피 및 회피·제척신청은 2500건이 넘지만 법원이 인용한 건수는 단 1건 뿐으로, 기피제도 등이 형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아 2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법원에 법관기피·회피·제척신청은 2553건이었으나 법원이 받아들인 것은 단 1건에 불과했다.
사건 당사자들이 제기한 기피신청 등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민사사건의 경우 2008년 242건, 2009년 287건, 2010년 268건, 2011년 356건, 2012년 440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으며 올해만 해도 지난 6월까지 이미 388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총 1981건에 달하는 민사사건 기피신청 등에 대해 법원이 인용한 것은 2010년에 단 1건 뿐이었다.
특히 형사사건은 최근 5년간 접수된 572건 중 인용된 기피신청 등은 단 한건도 없었다. 형사사건 기피신청 등은 2008년 85건 2009년 118건, 2010년 102건, 2011년 98건, 2012년 103건, 올해 6월까지 66건이 접수되는 등 해마다 100건 이상 신청되고 있다.
서 의원은 "법원기피신청제도 인용율이 현저히 적은 이유는 해당법관 소속 법원에서 기피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제 식구 감싸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또 "소송을 진행하는 국민이 법관의 고압적인 자세나 불합리한 재판과정을 보고 법관기피신청을 하고 싶지만 1%도 안 되는 인용율의 벽에 막혀 기피신청이 기각됐을 경우 재판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을까 두려워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특히 국회에서 국정감사 대비 자료요청이나 국회 인사청문회과정에서 법관이었던 후보자의 기피신청 현황자료를 요청하면 법원은 "개인 기록을 별도로 보관하도록 한 규정이 없어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 의원은 "국민들이 자신의 사건을 담당하는 법관의 자질과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외면받고 있다"며 "법관의 개인적인 인성 및 자질을 파악하기 위해 '민·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안 완료하고 대법원 국정감사와 함께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관기피신청제도는 재판중인 법관이 해당사건과 관련이 있거나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경우 당사자가 법원에 해당법관을 배제시켜줄 것을 신청하는 제도로 기피, 회피, 제척 등이 있다.
기피는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을 때 검사 또는 피고인 등이 제기할 수 있는 행위로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 그 법관을 직무집행에서 배제시킬 것을 신청하는 제도로 기피신청이 접수되면 같은 소속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회피는 당사자가 아닌 법관이 스스로 제척 또는 기피원인이 있음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그 사건에의 관여를 피하는 것이며, 제척은 법률상 기피·회피 사유가 있는 법관을 직무집행으로부터 제외시키는 것을 말한다.
◇법정 내부(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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