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6·25전쟁 당시 미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국군의 열악함을 고려해 그 무렵 미군의 지휘를 받은 국군이라고 할지라도 한국군 소속 군인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합의11부(재판장 최규홍)는 김모씨(80)가 특수임무수행자보상심의위원회(보상심의위)를 상대로 낸 특수임무수행자 비해당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6·25전쟁 당시 우리 군대의 대부분이 미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미군의 지시와 작전통솔 하에 움직인 경우가 많았고, 특히 원고가 근무한 제부도 교육대를 포함한 공군특무대는 정보활동을 주력으로 하는 업무 특성상 작전권이 미군에게 이양돼 미 극동공군 사령부의 지시를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에 비춰 공군특무대와 그 예하 제부도 교육대가 미군으로부터 장비와 물자지원을 받고 미군 지휘에 따라 움직였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우리 공군에 의해 창설된 이상 그 소속이 미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미 공군이 제부도 공작원 훈련학교를 설립했다고 기재하고는 있으나, 우리 공군특무대는 6·25전쟁 당시 미 극동공군 사령부의 지시를 받았을 뿐이므로 제부도 교육대가 외국군 소속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재판부는 제부도 교육대의 부지물색 작업부터 시설구축 등 교육생을 입소시키기 데까지 역할을 우리 공군이 담당한 점 등을 종합해 제부도 교육대는 대한민국 공군 소속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1952년 4월 공군정보하사관 모집공고를 보고 입해대 1954년 1월까지 제부도 교육대 등에서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교육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상심의위에 보상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보상심의위는 "제부도 교육대 등은 외국군 소속이라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거부했고, 이에 김씨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공군정보부대 발간사에 제부도 교육대의 기록이 빠져있고, '6·25동란 발발과 동시에 작전권이 미군에 이양돼 공군특무대가 미 극동공군 사령부에 예속됐다'고 기재돼 있는 점 등을 들어 제부대 교육대를 대한민국 공군 소속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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