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올해 연말 확정·발표 예정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기본적인 내용과 수립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전 비중 축소 계획의 실효성도 의심될 뿐 아니라 실무회의에 참여한 시민단체 비율도 적어 국가정책에서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안았다는 것.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민·관 합동 워킹그룹 정책제안에서 제2차 에기본의 주요 기조를 공급위주에서 수요관리로 바꿨다고 발표했지만 1차 계획보다 에너지수요를 부풀렸기 때문에 원전 비중 22%~29% 유지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순옥 의원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차 에기본 수립 때보다 에너지 수요가 낮아지고 있는데도 2차 에기본 정책제안에서는 2020년의 1차 에너지를 6% 더 높게 전망했고 전력수요는 20%더 많게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가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민·관 합동 워킹그룹 정책제안'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전 의원은 또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문제도 지적했다.
에기본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하는 국가 에너지위원회가 작성해 국무총리 산하 녹생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 때 국가 에너지위원회에서는 민·관 워킹그룹이 분과별로 설치돼 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를 거치는데, 에너지위원회가 칸막이식 밀실행정으로 운영돼 민의 수렴과정이 배제됐다는 것.
전 의원은 "형식적으로는 수평 논의 구조를 만들었지만 분과별 논의내용은 기계적으로 수렴하고 특정분과에서 모든 내용을 조욜했다"며 "분과별 회의과정과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산업부에 워킹그룹 회의록 제출을 요구했는데도 정부는 결론을 정리한 자료만 제출해 실제 회의 분위기와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국민이 알아야 할 내용을 국회에도 비공개하고 실제 내용을 감췄다"며 "워킹그룹 내 실제 시민사회 참여비율도 매우 낮아 전체 인원 60명 중 7명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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