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가스공사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 해외에서 액화천연가스(LNG) 가스를 도입할 때 국내 조선소에서 배를 건조하고 국적선사가 이를 운영하는 '국적선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홍일표(새누리당) 의원이
한국가스공사(036460)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1986년 공사 설립 후 8개국과 16건의 LNG 가스를 도입하는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LNG 가스는 20년 이상의 장기도입계약이 체결되면 그 노선의 수송만 전담하는 LNG선을 건조하고, 이를 운영하는 해운사를 따로 지정하기 때문에 조선·해운업계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LNG선은 선박 건조비용만 2억달러 이상이고 배를 운영하는 해운사도 연간 2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20년 넘게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외환위기 전까지는 6건의 장기도입 계약 중 5건을 국내 조선소에서 LNG선을 발주하고 국내 해운사를 배의 운영사로 지정하는 FOB(Free on Board) 방식의 '국적선 정책'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국내 조선사 및 해운사 모두 상생할 수 있었던 것.
◇KOLT: 가스공사 28%, 대한해운 36%, 현대상선 18%, STX 18%
◇FOB 방식으로 장기도입 계약을 맺은 LNG선 현황(자료제공=홍일표 의원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외환위기 이후 10건의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했지만, 4건만을 FOB로 체결하고 나머지 6건은 외국 LNG 가스 생산업체가 LNG선 발주권과 배의 운영권을 갖는 DES(Delivered ex Ship) 방식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모두 12척의 LNG선이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됐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운사의 경우 외국 해운사가 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스공사는 이를 파악도 못하는 상황.
홍일표 의원은 "가스공사가 LNG 가스 장기도입 계약을 체결할 때 누가 선박 발주권과 운영권을 갖는지는 국내 조선사와 해운사의 이해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가스공사의 바잉파워는 세계적이기 때문에 장기도입 계약 때 상생과 동반성장 차원에서 국적선 정책을 다시 시행해야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또 "우리 해운사들이 대규모 선단을 보유하는 것은 유사시 경제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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