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통상교섭? 이럴거면 안 가져오는게 낫다"
2013-10-14 18:57:36 2013-10-14 19:01:21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지식경제부가 외교통상부의 통상교섭 기능을 흡수, 산업통상자원부로 재탄생했지만, 통상교섭에 대한 역할 수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외교부의 승인 없이는 해외문서로 공문서 하나 보낼 수 없을 정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회 상임위원회간 업무 구분에서도 보이지 않는 갈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의락(민주당) 의원은 "통상전문시스템이 여전히 외교부에 있고, 통상 관련 정보와 비문 역시 이관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상 주무부처가 산업부로 이관된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교섭 인력이 외교부의 통상전문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외교부로부터 접속ID를 부여받아야만 하며, 전체 자료관리 역시 외교부 소관으로 자료의 인출도 외교부의 허가가 없으면 할수가 없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전문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재외공관과 문서를 주고받을 때에는 외교부의 현재 통상전문시스템을 거쳐야 할 뿐 아니라 외교부의 승인 없이는 문서 전송이 불가능하게 설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 인력이 완전히 흡수된 것이 아니라 상당수가 파견근무의 형태로 두집 살림을 하고 있는 문제도 지적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외교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로 이동한 인력 79명 중 외교통상담당 인력은 40명이지만 이중 산업부 소속으로 적을 옮긴 인력은 17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3명은 외교부 소속으로 파견된 근무자다.
 
홍 의원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핵심인력이 외교부 파견인력이라면 한미FTA 협상에서 드러난 전형적인 '밀실외교'가 심각히 우려된다"며 "현재 한중FTA 협상이 진행 중인데 인력도, 정보도, 시스템도, 정작 알맹이는 외교부에 고스란히 두고 이관된 상태에서 앞으로 과연 새로운 산업경제 통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담당 상임위원회를 놓고 외교통일위원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불만도 튀어 나왔다.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은 한-콜롬비아 FTA문제를 거론하면서 "필요하면 정부조직법을 고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제일 신경써야 할 부분을 산업부에 가져다 놨으니 대통령이 신경을 써야 한다"며 "고칠 게 있으면 알아서 법을 고치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 위원장은 "한중FTA를 두고 누가 이를 심의하고 비준할 것이냐는 얘기가 있는데 (장관이) 각별히 신경써서 대통령께 말씀을 드려라"면서서 며 "통상은 산업부에 가져다 놓고 막상 비준은 외교위를 통해 받아야 한다는 게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FTA 관련해서는 국회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면서 "당연히 산업통상자윈원회의 관할이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심의해야 한다. 정부가 조정할 일이 아니라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못박았다.
 
오영식 민주당 의원은 "산업부가 통상교섭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부처 기능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면서 "이럴 거라면 통상교섭업무를 가져오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여야를 떠나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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