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같은 조건이면 일본보다 미국 간다"
2013-10-15 15:05:04 2013-10-15 15:08:45
◇이대호(사진=이준혁 기자)
 
[김해국제공항=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빅보이' 이대호가 15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대호는 이날 낮 12시 15분 김해공항을 통해 딸 효린 양을 안고 부인 신혜정 씨와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입국했다.
 
일본의 프로야구단 오릭스 버펄로스의 주포로 맹활약을 펼친 이대호는 올해 141경기에 나서 '24홈런 91타점, 타율 3할3리(521타수 158안타)'의 성적을 거뒀다. 당초 그가 연초 내세웠던 올해 목표인 '30홈런 100타점, 타율 3할'에 비해서 약간 부족하다.
 
다만 그의 성적은 퍼시픽리그 내에서 홈런 6위, 타점 5위, 타격 9위며 소속팀 내에서는 압도적인 선두다.
 
이대호는 귀빈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생각한 것보다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기분좋게 귀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후반기 다소 주춤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일찍 몸을 만들어 나도 모르게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며 "그리고 팀이 포스트시즌과 멀어져 집중력이 줄어든 부분도 있다"고 대답했다.
 
이대호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다. 향후 진로는 일본과 미국 등 다양하다.
 
이대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고 이를  인정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계약 도장을 찍을 때까지 아직 모른다"며 "후회할 수 없는 곳을 찾을 것 같다. 모든 국민들이 (최종 선택에 대해) 응원해줄 것으로 믿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는데 제가 숨길 이유는 없다. 좋은 에이전트를 만나 여러가지에 대해 잘 생각할 것"이라며 "(같은 조건일 경우) 일본보다 미국에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소속구단인 오릭스와는 2년 계약기간이 마무리된다. 오릭스는 이대호를 계속 잔류시키기 위해 연봉 7억엔(한화 약 76억원)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상태다. 이대호 측이 2년전과 비교해 사실상의 인상액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대호 측은 현재 2년 계약에 연 최저 8억엔(한화 약 87억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오릭스는 이대호를 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대호 또한 "오릭스의 모든 사람들이 잘해주시고 남아 달라고 부탁하셨다. 정말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마음은 오릭스에 더 남고 싶지만 나는 '프로선수'니까 연봉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오릭스 구단 선수라 먼저 기회를 줬다"면서 "시즌이 이제 종료됐기에 새 에이전트를 선임해 모든 형태의 가능성을 열고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릭스에 얽매이지 않고 일본 내 다른 구단 이적은 물론 메이저리그 진출 등까지 염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이대호는 현재 일본 내 현지 에이전트(미토 시게유키 변호사)와의 계약을 접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요미우리나 한신 등 상위권 구단 이적에 대해서는 "내가 가고 싶다고 (그 구단에)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요미우리, 한신과 같은 강팀은 내가 없어도 잘 하고 있다"며 "나를 데려가고 싶어하는 팀은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하는 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서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모든 야구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이고 나도 항상 꿈을 꾸고 있다"면서 "미국으로 가면 한국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실거라고 생각하고, 도전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가족들도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가족이 야구하는 건 아니다. 내가 선택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금전적인 조건과 우승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팀에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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