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압박' 수시로 금품 뜯은 대우조선 임직원 대거 기소
총 30명 기소..상무이사 등 임원급 4명 포함 간부들 17명 구속기소
"김연아 목걸이 사와라", "아들 수능본다 황금 열쇠 사와라" 비리 백태
2013-10-16 10:41:49 2013-10-16 10:45:2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협력업체들을 압박해 금품을 뜯어낸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울산지검 특별수사부(부장 최창호)는 15일 대우조선해양(042660) 납품비리 사건과 관련해 대우조선 임직원 30명을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대우조선 상무이사를 비롯한 임원급 4명과 중간간부 등 17명이 구속기소됐으며 1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또 가담 정도가 경미한 임직원 12명에 대해서는 징계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들에게 납품을 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납품상 편의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수시로 금품을 요구해 뜯어냈다.
 
이번에 구속기소된 A차장(43)은 협력업체들로부터 12억원을 차명계좌로 수수한 사실이 검찰에서 적발되고 이 중 친모명의의 명의가 발견되자 모자 관계를 부인했다.
 
같이 구속기소된 B부장(51)은 아내가 TV를 보고 갖고 싶다고 말한 1500만원 상당의 ‘김연아’목걸이를 사오라고 요구하고,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르는데 순금으로 된 행운의 열쇠를 선물할 것과 시험 후 가족의 해외여행 경비 일체를 제공받았다.
 
C이사(56)는 협력업체로부터 주택매입자금을 받아 주택을 사들인 뒤 돈을 지원해 준 협력업체에 다시 임대해 두배 많은 임대료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일부 직원은 또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협력업체에게 돈을 요구했으며 5만원권 현금 다발을 자택과 사무실에 보관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검찰 수사는 지난 5월초 업계 종사자들의 제보로 처음 착수됐으며, 수사가 시작되자 여러 대형 조선사 협력업체들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140일 동안 강도 높게 진행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납품비리는 대기업의 횡포가 어떤 수준에까지 이르렀는지 보여주는 모럴헤저드의 대표적인 예”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로 깊은 유감”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매부서 직원 등 민감 업무 수행자들의 금융 거래 정보 공개 등 반부패대책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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