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한국제약협회가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폐지와 관련해 대정부 설득에 나선다. 정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내세우면서 내년 초 시행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시장형 실거래가 폐지는 현재로선 극히 불투명하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16일 “내달 중으로 복지부를 방문해 각계의 폐지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다만 이 자리에는 이종욱 혁신형기업협의회 회장(
대웅제약(069620) 대표)을 비롯해 제약사 CEO들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협회 일행의 내달 복지부 방문에는 조급함이 담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협회가 최근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실행과 관련해 반대 뜻을 분명히 한 정책건의문을 복지부에 전달했지만, 복지부는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제약협회는 지난 10일 정책건의문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가 건강보험과 제약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결과, 실익도 없고 당위성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 연구용역 결과를 내세우면서 내년 초 실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복지부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제도를 실행해도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협회의 무능한 대응을 두고 질타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2010년 10월 도입됐으나 지난해 일괄 약가인하 정책으로 1년간 유예됐다. 유예기간은 내년 1월까지다. 이 과정에서 정부를 사전에 설득하는 등 물밑 접촉을 늘려야 했는데 재시행이 임박해서야 부산을 떨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과정에서도 협회가 충분히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해야 했다”며 “이제 와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부산을 떠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원배 제약협회 이사장은 이날 오전 제약시장 육성정책 간담회 차원에서 협회를 방문한 최영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에게 시장형 실거래제도 폐지를 재차 촉구하며 업계 입장을 전달하는데 애썼다.
김 이사장은 “이미 일괄약가인하 조치에 따른 매년 2조원대의 약가 인하로 제약업계가 매출 감소와 마이너스 성장, R&D 비용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위기론을 꺼내들었다.
한편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는 요양기관이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하는 경우, 상한금액과 구입금액 차액의 70%를 수익으로 제공해 병원, 약국 등에서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토록 하는 제도다.
환자는 요양기관이 구매한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약값을 계산하므로 요양기관이 싸게 의약품을 구매할수록 환자본인 부담금이 줄고, 정부는 요양기관이 실제 구매한 가중평균가격으로 약가를 인하해 약제비 증가를 억제해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시장형실거래가 상환제도는 음성적 리베이트를 억제하고 의약품 유통의 투명화, 국내 제약기업을 R&D투자 기업으로 전환해 국제 경쟁력 강화, 약제 상한금액 조정에 따른 보험재정을 절감하는 등의 목적으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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