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장성욱 기자] 17일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여당 간사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공방으로 오전 한때 정회됐다.
김정석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김현 민주당 의원의 "경찰과 국정원 관계자가 전화해, 압수수색 하지 말라는 게 먹혔다면 잘못된 거죠?"라는 질의에 "예"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어 "국정원 직원과 경찰 간부들이 수차례 통화했다면 잘못된 거죠?"라고 묻자, 김 청장은 또 다시 "예"라고 답했다.
(사진=장성욱 기자)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김정석 서울경찰청장의 답변을 문제 삼았다. 황 의원은 김 청장에게 "국정감사장에서 상당히 예민한 질문이 많다. 예민한 질문에 대해 무책임하게 답변하는 것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재판과 관련해 "상당히 유의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답변을 할 때 정확하게 답변을 해야하는지 판단을 정확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입장이 있고,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이 여러개 있는데 질의 취지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답변해달라"고 덧붙였다.
황 의원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가이드라인 제시"라며 발끈했다. 야당측 간사인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여야를 떠나 절대로 국정감사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황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유대운 의원도 "중요한 증인이 국회와 상임위에서 답변을 잘못하면 증인이 책임질 문제"라며 "왜 국회가 증인 답변에 대한 걱정을 해야되나. 참 소도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파헤치고 여당은 감춰주는 걸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현 의원도 "제 질문은 사건을 특정하지 않고 수사의 원리에 입각해 질문했고, 이에 증인이 답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의원은 "가이드라인이라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며 "제 지적이 잘못됐다면 그건 증인이 판단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황 의원의 반박에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김태환 위원장은 "이대로는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감사 일시 중지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40분 정도가 경과한 오후 12시10분경 감사를 속개했다. 그는 "황 의원이 제게 '야당이 걱정하는 말이었으면 어떻게 여기서 얘기했겠냐'고 말했다. 의사진행발언은 위원장에게 하게 돼 있는데 제가 의사진행을 말끔하게 못한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고, 야당도 이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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