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김미연기자] 미국이 내년 예산안과 부채한도 협상 합의에 극적으로 성공했습니다. 미 연방정부가 폐쇄된 지 16일만입니다. 디폴트 우려가 가시화 되는 등 상황이 악화됐는데 최악의 상황은 피했습니다. 협상 합의 과정과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국내 시장에는 어떻게 움직일지 취재기자들과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부 윤석진기자, 증권부 김미연 기자 나왔습니다.
자, 먼저 윤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 협상안에 사인하면서 재정문제가 일단락 됐다고요. 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미국 상·히원은 어제 부채한도를 증액하고 연방정부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임시 예산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그 동안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두고 여야간에 의견차가 커 협상안 마련이 미뤄져 왔는데요. 17일 즉 오늘 전까지 미 의회가 부채상한을 올리지 못하면 미국이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양당이 협상안에 극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협상안은 미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 대표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 대표가 도출한 것인데요. 내년 1월15일까지 연방정부 예산을 집행하도록 허용하고 2월7일까지 현행 법정 상한인 12조7000억달러에 구애 받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입니다.
오늘 오바마 대통령이 이러한 협상안에 서명하면서 미국은 사상 초유의 디폴트를 피했고 연방정부는 문을 열게 됐습니다. 임시 휴직에 들어갔던 공무원 80만명이 다시 백악관 일터로 돌아오게 된 것이지요.
앵커 : 네 그렇군요. 얼마간 미국 경제가 숨돌릴 틈을 얻었다는 말씀인데요. 협상안 타결 소식에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 먼저 어제 미국 증시는 미국 상원이 협상안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1%대의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1.3% 가량 올랐고, 나스닥 지수도 1.20% 상승하며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더불어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15선 아래로 내려갔고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0.8% 올랐습니다. 원유시장도 호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제 유가는 3개월 만에 최저지로 마감했는데요. 오늘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1% 올랐습니다.
앵커 : 미국 정치권 소식으로 글로벌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였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안이 문제를 한시적으로 미룬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맞습니다. 예산안과 부채한도 모두 내년 초까지만 유지되기 때문에 미 양당이 예산안 구성을 놓고 또 한 번 대립할 수 있습니다. 디폴트 위기설 또한 재 부각될 것으로 보이고요.
공화당은 지금도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기한 내에 예산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말인데요. 협상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의 제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공화당이 어떤 카드를 뽑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 의회 양당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광범위한 재정관련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나 진전된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테즈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은 "오바마 케어 법안의 조정 없이는 미국인들이 안심할 수 없다"며 "협의안이 지나치게 임박한 시점에 나와 조정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는데요.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 의견차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 지난 16일 동안 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되면서 미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설명해 주시죠.
기자 : 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지난 16일간 정부폐쇄 조치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에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국제쇼핑센터협회(ICSC)가 지난 10~13일 성인 1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연방정부 폐쇄 등을 이유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연 소득이 3만5000달러 이하 그룹에서는 50%에 가까운 응답자가 지출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의 갈등은 일단락 됐으나 미국 경제는 이미 타격을 입은 셈이죠.
파이낸셜타임즈(FT)는 "협상은 마무리 됐지만 미국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경제적 불확실성, 세계 투자자들의 실망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전일 신용평가사 S&P는 정부 폐쇄로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0.6%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달러로 추산하면 국내 총생산에서 240억달러가 빠진 겁니다. 소시에떼제너럴은 2주간 정부폐쇄가 지속될 경우 4분기 성장률이 0.25%~05%포인트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가 출구전략을 늦출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3월에서 늦으면 6월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견해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웨이 회장은 "지금이 주식을 매입하기에 좋은 시기"라며 미국 정치권의 갈등과는 별개로 주식시장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는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주식 수익률은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다음은 국내 상황 알아볼까요. 김 기자. 오늘 코스피지수가 장중에 2050선을 회복했지만 마감 종가는 2040이었습니다. 이 2050선은 2011년8월 이후 2년여 동안 형성된 저항선이라 이번에 뚫어낼수 있을지 관심이 큰데요 먼저 오늘 시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오늘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훈풍에 장 초반 2052선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새로썼습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지수를 이끌었는데요. 하지만 기관의 매도세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에 지수는 곧 상승폭을 줄였습니다. 0.29% 오른 2040.61에 마감했고요
코스닥지수는 0.79% 하락한 521.5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오늘 코스피지수가 연중고점보다는 좀 밀려서 마감됐지만 거의 4개월만에 15% 넘게 올랐습니다. 이달 들어 2000선 안착후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데, 이처럼 우리증시가 강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 네 그 이유로는 대내외 이슈를 나눠서 봐야될텐데요. 대외적으로는 그동안 미국의 정치권 이슈가 악재였죠. 부채한도 증액협상 마감시한이 임박해 오면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었고, 결국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또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이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할 것이란 또다른 기대감으로 반영됐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국내증시를 끌어올리는 원인, 바로 외국인 수급인데요. 오늘로 외국인은 35거래일째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역대 최장 순매수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12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는데요.
국내증시의 PER이 10배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만큼, 여전히 저평가 매력을 갖고 있어
외국인의 러브콜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추가적인 매수여력은 최대 14조원 수준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 자, 코스피지수 강력한 저항선인 2050선 부근에 다다랐습니다. 외국인은 계속 사지만 기관쪽 매물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아는데 , 앞으로 주목해야할 변수와 전망까지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역시 유가증권시장의 관전포인트는 '수급'입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에서 그만큼의 펀드 환매 물량을 내놓고 있는데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0거래일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만큼 환매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패턴을 유심히 체크하셔야겠습니다.
또, 미국발 이슈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자 이제 시장의 눈은 중국 경제에 쏠리고 있는데요. 바로 내일이죠, 중국의 3분기 GDP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따라 현재 국내증시의 주도격인 경기민감주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8% 수준에 부합할지 여부가 중요한 체크포인틉니다.
앞으로 전망을 보자면, 전문가들은 코스피 2050선 돌파,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는데요.
연간 전망치도 낮게는 2150포인트에서 높게는 2300포인트까지 제시되며 속속 상향조정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화학과 조선, 건설 등의 소재산업재 섹터는 중국, 유럽과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회복에 따라 추가적인 상승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 네, 윤 기자,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