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잇따른 실책과 주루사..LG의 KS행 발목 잡나
2013-10-20 13:44:28 2013-10-20 17:39:22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 2002년 이후 11년만에 가을 야구에 얼굴을 비춘 LG트윈스. 하지만 LG는 수비와 주루사에 발목이 잡히며 연이어서 패배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19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상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 나서 4-5로 패했다. 이로써 2차전에서 리즈가 역투하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던 LG는 한국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리게 됐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당초 포스트시즌 승부에서 LG가 유리할 것으로 봤다. 거포는 없지만 3할대 타율의 타자가 4명(박용택, 이병규, 이진용, 정성훈)이나 됐고 투수진도 견고했다. 더군다나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혈투를 펼치면서 체력적인 저하가 명확했다.
 
그러나 이같은 양팀의 기본적인 상황과 달리 LG는 스스로 자멸하며 두산에 승부를 내줬다. 1차전부터 잇따른 LG의 어처구니없는 수비 실책이 결코 멈출 기미를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반적 경기 '질' 또한 낮추는 실책이었다.
 
◇잇딴 실책이 경기 분위기를 뒤바꾸다
 
LG는 1차전에서 팀의 '베테랑'으로 꼽히는 3루수 정성훈이 2개의 실책을 범하면서 0-2로 석패했다. 정성훈의 실책 2개는 모두 결정적인 실점으로 연결됐다.
 
정성훈이 2차전에서도 정상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하자 김기태 LG 감독은 결국 3차전에서 그를 지명타자로 변경하고 이병규(등번호 7번)를 1루수로, 김용의를 3루수로 기용해 수비강화를 꾀했다.
 
하지만 바뀐 선수들도 잇딴 실책을 범하며 팀을 수렁에 빠뜨렸다. 게다가 1-0으로 앞선 3회말에 무려 3번이나 실책을 저지른 LG는 결국 리드 상황을 내주고 말았다.
 
첫 실책은 꽤 허무했다. 1루수 이병규(7번)가 선두 김재호의 땅볼을 포구한 유격수 오지환의 원바운드 송구를 놓친 것이다. 이에 LG의 선발 신재웅은 뒤이은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주고 임재철에게 안타를 맞는 등 무척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재웅은 김현수를 1루수 앞 땅볼로 유도, 병살을 이끌어내는 듯했다.
 
그렇지만 홈으로 달려오던 3루 주자를 아웃시킨 포수 윤요섭이 곧바로 1루 방향에 악송구를 저질러 동점을 내줬고, 2루의 임재철이 3루를 밟은 후 홈을 향해서 달리다가 3루수 김용의와 부딪혀 주루 방해가 선언되며 결국 역전 점수까지 내줬다.
 
1-0으로 앞서던 LG는 일순간 1-3으로 끌려갔다. 선발 신재웅은 2.2이닝동안 3실점했지만 자책점은 전혀 없었다. 결국 LG는 수비로 인해 리드 상황을 빼앗긴 것이다.
 
◇역전 기회를 놓치게 만든 9회초 2차례 주루사
 
LG는 3회 세 번의 실책에 이어 5회 한 번의 실책을 더해 이날 총 네 번의 실책을 범했다. 그런데 LG는 주루에서도 매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LG는 9회 주루사가 연달아 터지며 팀의 마지막 역전 찬스를 상당히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LG는 9회 1사 이후 김용의의 우중간 3루타와 이진영의 1타점 적시타로 두산에게 4-5로 추격했다. 홍상삼의 폭투까지 터지며 이진영의 대주자인 이대형은 2루까지 진루했다.
 
LG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이대형은 홈에서 횡사했다. 정성훈의 좌전안타 때 이대형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빨리 달렸지만 두산 좌익수 임재철이 홈으로 공을 정확하게 뿌린 것이다. 끝내 이대형은 이날 LG의 영웅이 될 기회를 놓쳤다.
 
그런데 LG의 아쉬운 주루사는 또 기록됐다. 정성훈의 대주자인 문선재도 홈에서 횡사한 것이다. 2루의 문선재는 이병규의 1-2간 안타에 맞춰 홈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지능적으로 두산 포수 최재훈과의 충돌을 야기한 문선재는 끝내 홈을 찍지 못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충돌한 후 일어나 홈을 찍지 못한 문선재의 몸을 향해 최재훈이 즉시 태그하면서 승부가 끝난 것이다.
 
결국 LG는 실책과 주루사가 겹치면서 중요한 3차전 경기를 두산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안타를 두산에 비해 5개나 많이 쳤지만(LG 12개, 두산 7개) 실책과 주루사 때문에 소용없었다.
 
3차전뿐만 아니다. LG는 두산에 비해 플레이오프 내내 득점할 좋은 기회가 많았지만 실책과 주루사로 무너졌다. 이번 플레이오프 1~3차전 LG는 '26안타 15볼넷 8득점', 두산은 '15안타 15볼넷 9득점'을 기록했다. LG의 기회가 많았지만 두산이 더욱 많은 점수를 냈고, 경기도 리즈가 역투한 2차전 외에는 두산이 승리를 가져갔다. LG로서는 실책과 주루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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