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공공기관 선진화? 알고보니 대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2013-10-21 17:54:43 2013-10-21 17:58:30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경쟁력을 키운다며 추진한 공공기관 선진화가 실제로는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순옥(민주당) 의원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난에 지침을 내려 신규 사업 참여를 금지했고 지침이 하달된 후 한난은 지금까지 한 건의 신규 사업도 수주하지 못했다"며 "한난이 빠진 자리는 모두 대기업이 차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전순옥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식경제부는 2010년 4월21일자로 한난에 신규 사업 참여제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침은 한난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하가 될 때까지 집단에너지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내용.
 
◇2010년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내려온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지침
 
전순옥 의원은 "지침이 하달된 2010년 이후 한난은 단 한 건의 신규 사업도 수주하지 못했으며 시장에서 한난이 빠진 자리는 고스란히 대기업이 차지했다"며 "한난의 신규 집단에너지 사업이 봉쇄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주요 대형사업은 GS파워, 한진중공업(097230), GS에너지, SK(003600) 등이 독식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집단에너지 사업은 대규모 투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중소업체가 원천적으로 신규 사업에 참여하기 힘든 분야"라며 "공기업의 시장참여를 제한해 중소업체들이 혜택을 받는다면 모를까 애초부터 대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공기업이 아예 참여도 못 하도록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정부가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에 따라 집단에너지 사업의 경쟁여건을 조성할 목적으로 한난의 신규 사업 참여를 제한한 것은, 결과적으로 공공기관 선진화를 빌미로 공기업 손발을 묶고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셈이라는 지적이다.
 
전순옥 의원은 또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등은 시정돼야 하며 공기업 스스로 혁신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신규 사업을 대기업에게 몰아주는 것은 공기업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아울러 "공기업이 최소한 민간과 경쟁하는 길은 열어줘야 한다"며 "2010년 당시 지경부 지침은 폐기되거나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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