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우리자산운용 인수전 뛰어든 이유는?
2013-10-23 16:30:36 2013-10-23 16:34:13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온라인 브로커리지 강자인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키움이 우리자산운용 인수에 참여한 공식적인 입장은 증권업과 자산운용사업의 시너지 효과 창출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 브로커리지 수익구조만으로는 중장기적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결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익 다각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사업모델을 꾸려나가겠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1일 매물로 나온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을 묶은 '3+1 패키지' 중 우리자산운용에 대한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3일 "현재 규모가 작은 키움자산운용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증권업과 자산운용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자산운용은 현재 운용업계 자산규모 8~9위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우리자산운용은 자산규모가 811억원, 운용펀드규모는 8조9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3%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반면 키움자산운용의 순자산규모는 139억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운용펀드규모는 4862억원 수준으로 업계 4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향후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와 이익 측면에서 단숨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관리 부문에서 약한 키움이 인지도가 높은 우리운용을 통해서 온라인 펀드 판매 확대를 강화하며 성장해나가려는 것"이라며 "온라인 시장에서 꾸준한 브로커리지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는 키움에게는 이번 인수가 시너지 효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는 키움증권의 특성상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온라인 브로커리지 수익(거래대금 기준)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28% 정도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여서 사실상 브로커리지 수익은 절반(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펀드를 판매하려고 해도 자산운용사 규모 자체가 작으면 장기적으로 성과를 올릴 수가 없다"며 "강점인 온라인 사업과 규모가 큰 곳의 힘을 빌려 좀 더 적극적인 사업 모델을 세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이같은 인수 의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키움자산운용의 ROE는 -14.9%이며, 보유하고 있는 펀드 규모도 우리운용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형운용사를 갖고 있는 인수자가 가져갈 경우 자산 규모 확대 등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키움증권과 같은 자산운용 분야가 약한 곳에서는 우리 직원들 입지는 높아지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다소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키움증권의 인수전 참가로 인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판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키움증권이 제시하는 우리운용의 가격에 따라 패키지매각과 분리매각의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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