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당을 '종북좌익'으로 매도하는 내용이 담긴 책자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책자는 야권 성향 해외 교포들을 대한 반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으로부터 보훈교육 자료집인 '호국과 보훈'을 입수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해당 자료집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종북·좌익"으로 매도하는 것은 물론, 야당을 "친북성향"으로 규정한 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친북정권의 창출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북한이) 평화세력으로 위장한 친북 햇볕론자들을 부추겨 '무조건 대화에 응하라'고 정부를 압박해 정권기반을 무력화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해 우리 사회의 교란을 증폭"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자료집은 "대한민국 내 반미 감정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지속되는 동안 최고조"였다며 "한국의 좌익정부가 존재했던 1990년 중반 이후 국가안보를 강조하는 각종 구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안보는 의심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처음 실시된 재외국민투표와 관련해서도 '우파성향' 교포들은 생업때문에 투표 의지가 약한 반면, "북한의 관리하에 잘 조직화돼 있는 친북반한성향 교포들은 북한 공작지령에 따라 친북단체별로 이동수단을 확보해 선거참여를 독려하고 똘똘 뭉쳐 특정 친북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전략적인 대비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당 책자는 보훈처의 '나라사랑교육'의 자료집으로 사용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공무원 2251명, 초등학생 1만632명, 중고등학생 9370명, 대학생 1663명 등 총 2만4255명이 이 책자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정부가 야당을 종북좌익세력으로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는 자료집을 배포해 학생들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안보교육을 위장한 정치적 선동을 벌였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은 물론, 정권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박홍근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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