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는 왕, 국내 소비자는 봉? 삼성전자, 엇갈린 AS정책
2013-10-24 12:13:25 2013-10-24 12:16:5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관영 CCTV의 갤럭시S3 보도 직후 즉각 사과 성명과 함께 휴대폰 7종에 대한 무상서비스 기간을 연장한 것을 놓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전원 꺼짐'이라는 이상 현상에 대해 시인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 특히 갤럭시S3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라인 중 프리미엄 시리즈로, 시장 1위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데다, 특정 언론의 문제제기 이후 AS정책을 변경한 것도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AS 기간 연장은 중국에 한해서만 진행되며 우리나를 비롯해 이외 국가에서 시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 소비자에 대한 차별적 처사 아니냐는 지적에 삼성전자 측은 국내에서도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소비자 민원이 접수됐으나 AS 정책을 수정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은 아니라는 해명을 내놨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중국에서 발생한 갤럭시S3 오작동 문제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 또는 예방 가능한 문제'라고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국가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일부 발생하기도 했으나 중국에서처럼 이슈로 부각되지 않은 것은 제품에 대한 시스템 업데이트가 원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 스마트폰 전문가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반적 사용 중에도 하드웨어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며 "통상 업데이트를 제대로 하지 않는 중국 소비자들의 일반적 사용 환경도 손쉬운 고장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즉각 문제를 시인하고 이례적으로 AS 기간 연장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든 이유는 중국의 국민정서를 감안한 특단의 조치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소비자들의 심기를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인 것. 더욱이 중국 내에서 압도적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유지하는 터라 강도 높은 사후 대책을 내놨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 4월 애플도 품질 보증기간이 짧다는 중국 관영 언론의 집중 질타에 결국 팀 쿡 CEO가 공개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AS 정책을 수정한 바 있다. 당시 애플은 논란이 된 아이폰4, 아이폰4S 등의 제품보증 기한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한 뒤 "우리는 중국 시장을 존중한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삼성전자 AS 정책의 일관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갤럭시S3 사용자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터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거대시장인 중국에만 굴복한 것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꼬았다.  
 
정윤선 녹색소비자연대 부장은 "통상적으로 국내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더 과다한 수리비를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중국법인의 이번 조치는 국가별로 소비자 정책을 다르게 정한다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3.(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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