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 "독점, 하고싶어 하는 것 아냐"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출장사유로 불출석
2013-10-28 18:44:42 2013-10-28 18:48:31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사진)가 면세점 독과점 문제와 관련해 독점현실을 인정하지만 시장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롯데와 신라가 면세점을 사실상 독과점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을 재벌 특혜로 보지 않느냐"는 홍종학(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사실 신라와 롯데가 (면세점) 독과점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988년에 올림픽을 거치면서 정부에서 면세점 허가를 내줬는데 당시 35개 업체에 허가를 내줬다. 그런데 2년여만에 20개로 줄었다.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경쟁력이 있는 업체가 살아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면세산업은 국내산업과의 경쟁보다는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이 심하다"며 "외국인 매출이 60%를 넘어가고 있고, 홍콩과 싱가포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중국고객이 원하는 명품도 갖다놔야 하고 가경경쟁도 해야한다"고 국내경쟁이 아니라 국제경쟁이 중요함은 강조했다.
 
앞서 홍종학 의원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면세점 사업 독점을 집중 지적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 두 면세점이 2012년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액의 81.4%를 차지하고 있고, 2008년 대비 매출액도 2조원에서 5조원으로 3조원 가량 급증했다.
 
홍 의원은 "면세점 사업은 정부가 특혜를 주는 사업인데, 특혜사업에 롯데와 신라 두곳만 계속 하도록 돼 있다"면서 "시장경제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왜 롯데와 신라만 계속해서 면세점을 독점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면세점 시장 개혁을 위해 기획재정부과 관세청이 준비하고 있는 관세법 개정안도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대기업 면세사업 진출을 규제하기 위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면세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비율을 60%로 제한하고, 중소·중견기업의 특허비율 하한선을 20%로 설정, 2018년부터는 3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의 관세법 시행령을 지난 8월에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국회에서 중소중견기업 진출비율을 최소한 30%~50%사이로 논의했는데, 기획재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시행령은 20%로 낮추고, 재벌집단의 규제기준 상한을 60%로 정했다. 게다가 비율규제 기준을 면세점 면적이 아닌 특허수로 함으로써 재벌 기득권을 옹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원준 대표는 "기본 중소기업 모수가 20%를 계속 넘도록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기업을 줄이던가 중기를 늘릴 수 밖에 없다"면서 "지방의 면세점 활성화를 위해 대기업에서 도울 것과 중소기업이 할 일을 모색하고 있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 열림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고인으로 함께 출석이 요구된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대표는 중국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홍종학 의원은 "재벌총수가족이라고 해서 이부진 사장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면세사업을 키웠다고 하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나와서 발언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국회에서 재벌기업 오너와 가족들을 출석하라고 요구했다가 유야무야됐다. 대기업들이 세계에 나가서 잘 하고 있는 것은 대견한 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잘못하는 게 있으면 국민들 앞에서 시정하고 지탄받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자세로 국회에 와서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사진=이상원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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