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국감)국세청, 동양 비자금 조사하고도 덮어..'외압 의혹'
2013-10-31 09:25:22 2013-10-31 09:28:57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세청이 지난 2009년~2010년 동양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비자금 조성과 탈세혐의를 포착했지만, 감찰고발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국세청 고위직이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사진=박원석 의원실)
3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정의당) 의원(사진)이 국세청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동양그룹의 6개 계열사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서울국세청이 작성한 문건에는 동양그룹이 해외자회사를 이용한 은닉자금 2334억원을 조성하고, 업무와 무관한 가지급금 및 인정이자 468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임차료 313억원, 미국계펀드 (주)PK2의 이자비용 236억원을 과다유출한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적혀 있다.
 
아울러 동양그룹이 필리핀과 대만의 시멘트회사와 금광개발기업에 3900억원을 투자해 손실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돼 있다.
 
이밖에도 주식스왑거래 등을 통한 비자금 25억원, PK2가 참여한 팬지아펀드 차입이자 2210억원을 과대계상한 혐의도 확인됐으며, 현재현 회장이 허위기부금영수증을 통해 60억원을 부당공제받은 개인비자금 조성 의혹도 밝혀낸 것으로 적시돼 있다.
 
당시 서울국세청이 확인한 비자금 규모만 총 7000억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국세청은 이 사건을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고, 검찰에 고발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조세범칙조사위원회에는 관련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원석 의원은 2011년 3월 검찰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출된 국세청 직원의 진정서를 근거로 동양세무조사 이후 검찰고발조치를 하지 않은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의 압력행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국세청 직원의 진정서에는 당시 국세청 고위관계자가 "동양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동양그룹 위장계열사에 대한 그룹의 부당행위를 적발하고도 추징하지 않았다"고 돼 있으며, "조사반장으로부터 (서울국세청) 조사1국에서 동양캐피탈 세무조사시 이 건을 적출했지만 국장의 지시로 과세하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혹시 과세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라는 말을 분명히 들었다"고 적혀 있다.
 
박 의원은 "진정서를 보면 당시 세무조사에 지속적으로 부당한 압력이 행사됐으며, 이 때문에 추징금도 제대로 부과되지 않았고, 검찰고발도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서 "국세청이 만약 당시 제대로 조치를 했다면, 5만명이 길바닥에 나앉는 동양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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