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은행권의 감원 '칼바람'이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모두 1300여명이 은행을 떠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인력감축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는 경기침체와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조직슬림화 요구와 맞물리면서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희망퇴직(전직지원제도)을 실시하기 위해 노사가 협의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의 전직지원제도는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돼왔지만 올해에는 신청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측은 10년 이상 근속자를 희망퇴직 신청으로 제시했다. 현재 사측은 노조와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 만약 10년 이상 근속자로 기준이 확정되면 희망퇴직 대상자는 8000명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나는 직원은 최고 29개월치 월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는 노사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개 3, 4월쯤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지만 올해에는 한달 가량 시기가 앞당겨졌다. 최근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감원에 나서자 우리은행 역시 체질개선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은행의 인력감축이 필요하다는 데 노사가 공감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지원액수 등에 대해서는 협의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외환은행 노사는 명예퇴직에 합의하고 9일까지 퇴직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10년 이상 근속자 2000명 가량으로 명예퇴직이 결정되면 10년 이상 근속자는 30개월치 임금을, 20년 이상 근속자는 33개월치 임금을 받고 은행을 떠나게 된다.
이같은 은행권의 퇴직행렬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의 일종인 `준 정년퇴직'을 통해 387명을 내보냈고 하나은행(328명), 농협(330명), 한국씨티은행(298명), SC제일은행(190명)도 인력감축을 단행했다.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한 신한은행의 경우 별도의 인력감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얼마 전 실시한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환경 악화에 대비했다"며 "당분간 희망퇴직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돈의 흐름을 잘 알고 있는 은행들이 경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인력감축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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