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과 유럽이 자유무역협정 2라운드를 재개할 예정이다. 자동차와 화학약품 규제안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TTIP 홈페이지)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
이번 협상에서는 서비스·투자·원자재·산업 등에 관한 규제 수위와 기업들의 개인정보 활용 방안, 전자상거래 법안 등이 논의된다.
당초 TTIP 2차 협상은 지난달 초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16일간 지속된 미 연방정부 폐쇄 영향으로 지연돼오다 이번에 성사된 것.
3차 협상은 오는 12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며 양측은 내년 말까지 협상을 타결할 계획이다.
미국과 유럽간 TTIP가 타결되면 8억명이 넘는 세계 최대 시장이 탄생해 양측의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학과 자동차 부분 안전규정을 맞추는 과정에서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로의 규제 기준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2007년 화학물질의 양과 위해성에 따라 사용을 제한하는 '신 화학물질관리제도(REACH)'를 발효했다. 그 이후 부터 유럽으로 들여오는 화장품은 3만가지 화학물질 독성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화학약품 5~7% 가량이 사용 불가 판정을 받는다.
때문에 미국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시행하고 있는 '유해물질 규제법(Toxic Substances Control Act)'은 EU의 REACH 보다 테스트 강도가 약하다.
양측의 안전 테스트 데이터를 통합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유럽 규제당국이 이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몇개월내로 환경 호르몬 등 내분비 교란 화학 물질과 관련한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레그 스켈턴 미 화학 위원회 선임 디렉터는 "무역 장벽을 세우거나 서로 다른 규제안이 나오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안정규정에서도 양측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신차 안전검사(crash testing)'를 정부가 주관하는 실험실에서 실시하는 반면, 미국은 해당 기업이 자체적으로 확인하는 '자가 점검(self certify)' 테스트를 적용한다.
유럽 신차 안전 평가사인 NCAP 관계자는 "양측의 자동차 안전검사 기준을 맞추는 것은 가톨릭과 개신교를 통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며 "어느 체계가 더 나은지를 두고 엄청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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